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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경신아7

by 굼벵이(조용욱) 2008.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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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아!

네가 군에 간지도 벌써 3주가 지났구나.

눈 깜짝할 사이에 한달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 명예로운 전역도 그리 멀지 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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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에 갔더니 네 엄마가 “경신이한테 위문편지 좀 써요?” 하더라.

엊그제 휴일날 너한테 위문편지를 쓰라는 내 주문에는 콧방귀도 안 뀌다가 아무래도 좀 미안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난 일부러 “아니, 안 써”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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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출근하면서 사람이 산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보았다.

사람은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 살 수도 있다.

때로는 혼자 사는 것이 남의 간섭도 안 받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기에 훨씬 좋아보일지도 모른다.

어떤 때는 아빠도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혼자 있고 싶은 강한 욕망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사람과 사람이 서로 함께 살아가면서 자신과 다른 유형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갈등관계를 형성하고 그 갈등을 극복하기 보다는 그들로부터 도망가 회피하려는 생각에서 혼자 있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로빈슨 크루소에서도 보여주듯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다. 이는 다시 말하면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군거성(gregarious) 동물이란거지.

그렇다면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자신의 성격과 다른 사람들과 갈등관계를 만들어 사람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된다면 이는 올바르게 사는 삶이 아닐 거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빠는 이럴 때 서로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단다.

사람은 유전인자적인 차이도 있지만 태어나서 살아온 경험에 따라 모두가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단다.

그런데 대부분 자신의 성격이 가장 ‘좋고’ 자신과 다른 성격은 ‘나쁘다’고 생각하는 데 문제가 있지.

그러나 실은 그렇지 않거든.

누구나가 자신의 정체성(identity) 안에서 자신의 것을 보전하려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지만 ‘배척’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란다.

서로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자세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초석이 되지.

군대생활 하다보면 너와 다른 성격의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될 거야.

다종다양한 친구들을 접하고 그 친구들을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태도를 가질 때 주변에 하나 둘 너를 위한 진정한 친구로 다가올거야.

그런 친구들이 다 네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아주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산으로 축적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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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를 아주 쉽게 정리하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고

함께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 다른 사람에 대한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나 행동을 느끼고 이해 해 주는 마음가짐(적극적 경청,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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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문편지 쓴다고 매일 설교조의 재미없는 글을 써서 미안하다.

하지만 군대도 일종의 사회고 그 사회에서 네가 보다 더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라는 아빠 마음을 이해한다면 이 편지가 조금은 재미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경신이가 이만큼 커서 아빠와 아주 중요한 인생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아빤 행복하다.

씩씩한 국군장병 아저씨, 조 이병님!

그럼 내일 또 봅시다.


2008.1.29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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