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신아!
직장인들에게 연말연시는 늘 바쁘단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만남도 있고
한 해의 마무리와 새 해의 새로운 시작을 가지면서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대개 연말연시는 늦은 시간의 귀가가 일상적이다.
(아빠야 늘 일년 내내 늦은 시간에 귀가를 했다만....)
어제도 11시가 다 된 늦은 시간에 귀가를 했지.
엄마가 이젠 조금 불안해 지기 시작한 모양이더라.
네게 위문편지 안 쓰느냐고 또 묻는 거야.
네게 위문편지 보내 줄 애인도 없을 테니
누군가가 외롭지 않게 위문편지를 보내주어야 하는데
엄마란 사람이 편지를 보내지 않으니 영 불안했던 거 같아.
나는 또 안 쓴다고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
엄마로 하여금 네게 위문편지를 쓰게 하기 위함이지.
헌데 내 말을 엄마가 안 믿더라.
호신이란 녀석은 나중에 친구들이랑 같이 쓰겠다는 핑계를 대고 있는데 선뜻 써지지가 않는 모양이다.
나쁜 녀석!
나중에 네가 휴가 나오면 혼내 주거라.
그리고 그 녀석 군대 가 있는 동안 위문편지 안 보내겠다고 위협도 한번 하고...
하나같이 버릇이 없고 배려심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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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은 견딜 만 하니?
아빠한테 그동안 강한 정신을 훈련받아서 괜찮지?
어차피 인생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가장 잘 인내하고 견디는 사람만이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거구.
다음 주면 구정연휴가 시작되겠지?
구정엔 군대에서도 떡국이 나올 거야.
엄마가 끓여주는 떡국보다는 못하겠다만 고된 훈련 끝에 먹는 식사만큼 맛난 음식은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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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하루에 6000가지 생각을 한다는구나.
물론 그 중 쓸만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거야.
그 생각들을 매 순간마다 잡아서 기록을 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정말 멋질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었는데 기록을 하지 않아서 그만 까먹고 말았다.
네가 전에 사서 보았던 메모습관이란 책처럼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아.
내가 존경하는 직장 상사 가운데 한 분은 지금은 정년퇴직 하셨는데 지금도 좋은 글귀나 모르는 단어, 좋은 영어문장 따위가 있으면 늘 수첩에 스크랩을 해 놓고 있다가 수시로 들추어 보고 반드시 잠자기 전에 그걸 다시 한번 읽어본다는구나.
그 습관이 그를 영어 대가로 만들어 주었고 결국 높은 지위에까지 오르는 계기가 되었던 거지.
너도 한번 시도해 보렴.
강한 신념(믿음)이 실행을 낳고 그 실행의 반복이 습관을 낳게 되지.
아빠가 너 만한 나이에 이런 이야기를 해 주는 아빠나 형님들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도 건강하게 네 정신과 육체의 한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길 바라며...
2008.1.30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