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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경신아28

by 굼벵이(조용욱) 2008.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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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아!

요즘은 날씨가 변덕이 심하구나.

내년 겨울에 다시 입으려고 외투를 벗어 장롱에 넣었다가 추워서 다시 꺼내 입었다.

네가 공중전화를 여러 번 했었는데 아빠가 못 받는 바람에 네 엄마에게 다시 했던 모양이구나.

가져간 빵은 인사과장님에게는 드리지도 못하고 내무반 친구들과 다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혹시 아빠가 인사과장님께 빵을 가져간 사실을 알릴까봐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지?

빵이 모자라 못 드렸거든 과장님이 좋아하시는 것으로 네가 PX에서 사다 드리거라.

*********************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제 만난 아빠 친구가 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 친구에게도 아들이 둘 있는데 한 녀석이 그렇게 속을 썩였다는구나.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미운 짓만 골라서 했었는데 군에 다녀온 후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구나.

대학도 새로 가고 얼마나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는지 몸 다칠까봐 오히려 부모가 걱정할 정도라더라.

군에 가서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지.

패러다임이라는 말은 관념의 틀, 사고방식, 고정 관념 따위를 뜻한단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살아가면서 같은 생각을 계속 반복적으로 한데서 생기지.

거기다가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그것이 반복되면 바꾸기 어려울정도로 강한 패러다임이 형성된단다.

그 녀석은 군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다른 생활을 하면서 행동양식도 바꾸고 생각의 패러다임도 바꾼 거야.

그리고 제대 후에도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고 바꾼 생각과 행동을 의지 있게 이어간 거지.

성공은 이렇게 어떤 생각의 패러다임을 갖느냐와 그것을 행동으로 반복하면서 실행에 옮기느냐로 결정된단다.

대체로 군에 다녀온 사람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누어진다고 하더라.

하나는 방금 이야기 했던 것처럼 군에서 생각과 행동을 완전히 바꾸고 나와 그것을 계속 유지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군에 있을 때와 제대 직후에는 조금 바뀌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군 입대 전으로 되돌아가는 사람들이다.

후자의 경우가 더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결국 인생의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단다.

군대까지 다녀온 놈이 자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명확히 할 수 없다면 그 녀석은 인생의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을 거야.

넌 어떤 선택을 할래?

난 네가 군에 있을 동안에 영어 하나는 제대로 공부해 주었으면 한다.

영어는 다른 것과 달라서 시간이 날 때마다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아울러 그것이 네 인생의 좌표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

이제 그만 써야겠다.


2008.2.27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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