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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소장 생활/광양지사

뿌리 - Roots(SSL9)

by 굼벵이(조용욱) 2012.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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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한준호 사장님이 이곳 광양에 내려오신다기에 연락을 드렸더니

식사 중에 저를 부르시어 갑작스레 포스코 백운대를 다녀왔습니다. 

포스코 정회장님을 비롯해 LG 남부회장님,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님 등

우리나라 경제계 최고 수장님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정 많으시기로 소문난 우리 한사장님이 저와 우리 광양지사를 빛내주시기 위해

일부러 그자리에 저를 부르신 것 같았습니다.

한 분 한 분 술잔을 따라드리고 받아 마셨는데 긴장해서 그런지 술이 취하지 않더군요.

집에 도착하니 갑자기 술이 오르고 아침까지 깨지 않더라구요.

조철 처장님께서 테니스 가자고 전화를 주시는 바람에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오늘 제가 서울 올라간 줄 아는 모양입니다.

전 사실 오늘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거든요.

저도 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에 모함을 받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조상님 중 모함으로 사약을 받으신 분이 계십니다.

끓어오르는 분노 대신 사약을 내린 주군에 대한 사랑을 절명시로 헌정하셨던 분이지요.

조광조

한양조씨 양절공파 4세손이시고 제가 28세 손입니다.

제가 이곳 광양지사로 발령을 받은 이유 중 하나가 아마도 이분의 생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자신을 교훈 삼아 살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받아들이고 소통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는 당부를 하시고 싶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500년이 지난 지금 새까만 후배인 제게 언제나 바른 길을 걷되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씀을 하시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에 더 늦기 전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침식사 후 곧바로 능주로 향했습니다.

어제의 과음으로 졸음이 오기에 구봉산 정류장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계절은 바야흐로 절정에 치닫고 있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선생은 비록 사사(賜死)되셨지만 잘 키운 후배 덕에 모함을 벗고 복권되셨습니다.

혼자 가면 외로운 죽음이지만 함께 가면 죽어서도 명예를 지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주군을 향한 충절이 배어납니다.

 

 사약을 드시기 직전에 쓰셨다는 절명시입니다.

자신에게 사약을 내린 주군에 대한 충절과 사랑으로 가득 메워져 있습니다.

 

 

 

 

 

 

 

 추모비 앞에서 한참동안 그분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왜 불렀느냐고 물었습니다. 

죽는 날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후진양성하랍니다.

 

 

 거북이를 닮은 돌이 자연석 그대로여서 더욱 정감이 갔습니다.

 

 화순군청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우리 조상님 유배지를 보물로 관리해 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더 신경 쓰셔서 잃어버린 글자를 찾아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뒤돌아 서는 발길이 무겁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한폭의 그림을 만났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보성강에 들렀습니다.

지난번에 쓰다 남은 지렁이를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혹시나 싶어 들고 가 보았던거죠.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살신성어 하신 분들입니다.

딱 먹을만큼만 잡습니다.  

 

 요기서 견지낚시를 했지요

깊은 소가 없어서 큰 고기는 없습니다.

피라미들이 놀기에 가장 좋은 곳이지요.

포인트를 잘 잡는게 가장 중요하답니다.  

저녁 찬거리는 마련했으니 점심식사를 하러 가야지요.

보성강변으로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데 없는것 빼고 다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그냥 순대국밥만 파는데 이집은 순대국밥의 종류가 무척 다양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냥국밥'을 주문했습니다.

그냥국밥입니다.

먹음직 스러워 입에 군침 돌지요?

내장과 고기가 함께 들어있었습니다.

왼쪽의 갓김치가 매우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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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종한 휴일을 이렇게 의미있게 보냅니다. 

전 이런 사람입니다.

이런 제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관심의 씨앗이 관계의 나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눈빛도 나누고,

사랑도 나누시지요!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서로 사랑 가득한 눈빛을 나눕시다. 

 

2012. 6. 2

 

조용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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