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잠실 테니스장엘 나갔습니다.
어느 누구 하나 변함없이 같은 얼굴빛으로 운동을 즐기고 있더군요.
그 새 저는 남쪽 땅 끝까지 다녀오느라 바빴습니다만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내 얼굴은 변함없는 용욱이입니다.
테니스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함없이 성실하게 테니스장에 나타나는 그런 사람이지요.
그렇듯 사람들은 대부분 그 사람의 관점이 아닌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바라보고 이해합니다.
나의 오랜 테니스 친구 중에는 우리 회사에서 전무를 하시다가 퇴직하신 분이 계십니다.
93년부터 만났으니 20년을 외도 없이 주말이면 만나 운동을 하고 때로는 국밥집에서, 때로는 라면집에서
아점에 맥주 한두 잔 마시며 그 주의 피로를 풉니다.
운동 후 마시는 맥주 한 잔 만큼 고소하고 짜릿한 맛은 세상에 없습니다.
산이 높으면 대부분 골도 깊습니다.
그분도 세월이 흘러가면서 점점 낯설어지시는지 이제는 술이 좀 되시면 늘 날 보고
‘당신 나올 때까지만 나올게...’
하십니다.
나랑은 거의 10년 가까이 차이가 나니까 10년 뒤 제 모습을 보는 것이지요.
그나마 전무님은 나 같은 병아리 친구라도 있지만 난 그런 술기어린 정담을 누구와 나눌 수 있을런지...
앞으로 살면서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베풀고 범사에 감사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광양지사장 발령 기념이라며 토요일 운동 후 밥값을 제가 내고 왔습니다.
이곳 광양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생각이 같다면 육체적인 나이는 거추장스러운 걸림돌일 뿐입니다.
2012. 5.30
조용욱 배상
'사업소장 생활 > 광양지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뿌리 - Roots(SSL9) (0) | 2012.06.02 |
---|---|
다림질(SSL8) (0) | 2012.06.01 |
가지 않은 길(SSL6) (0) | 2012.05.27 |
무지개 송어(5) (0) | 2012.05.25 |
처음 드리는 글(1) (0) | 2012.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