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6일 오후 이야기입니다)
방금 현충일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이곳 광양 분들이 참으로 예절바르고 정감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2주일 전에 시장님이 제게 현충일 행사 초대장을 보내오셨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나의 참석 여부를 묻는 확인전화까지 해 주셨지요. 그래서 참석한다고 말씀드리고 오늘 현충탑에 올랐습니다. 현충탑은 사택에서 걸어서 400미터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광양시에 속한 각 읍면동에서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이 위령탑에 참배하기 위해 참석해 있었습니다. 시장과 국회의원 그리고 시의회 의장, 경찰서장을 비롯한 각계 요로의 인사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제 옆자리에 나이가 지긋하신 기관장 한 분이 함께 계셨는데 수요회 회원이라 하더군요.(이름 잘 모름) 생면부지의 자리에 꿔다 논 보리자루 처럼 앉아있는 나를 지나가는 사람마다 일일이 소개 해 주시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우리 공사 철탑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계시다는 몇 분이 나랑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하시자고 하는데 일단 그런 자리에서 안면을 텄으니 서로 좋은 이미지로 출발 할 수밖에요. 요즘은 철탑 이야기만 나오면 겁이 납니다. 발전소가 밀집된 지역인데다 광양제철이 들어서 있으니 철탑이 많이 설치될 수밖에 없는 지역입니다. 지난번에도 시장님께 부임인사를 갔더니 그 이야기부터 먼저 꺼내셔서 식은 땀을 흘렸었는데 앞으로 어떤 결말이 날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왜 서울사람을 위해서 우리만 희생을 해야 하냐는 질문에 만족할만한 답변을 드리기가 어렵더라고요. 회사와 국가 그리고 지자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님이 57회 현충일 기념사를 합니다. '동으로는 포스코를 중심으로 제철 및 관련 산업단지를 대규모로 확대하고 서로는 싱가포르 같은 국제적 항만시설을 확충하며 북으로는 백운산을 중심으로 친환경 녹색산업을 육성하여 명실공이 세계의 중심으로 광양을 키워 가시자'는 주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님이 포스코를 시 차원에서 육성 지원하시겠다는 말씀이신데 사실상 포스코가 지금의 경쟁력을 갖도록 만들어준 것은 값싼 양질의 전기를 공급해준 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리는 철탑문제로 인상을 쓰시면서 포스코는 미소로 반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공해로 따져도 우리와 포스코가 비교가 안될 만큼 적은데 우린 미워하고 포스코만 사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말로만 국민의 기업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그 원인을 찾아 포스코 처럼 국민의 마음속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어서 광양시 문인회에서 헌시 낭송을 하는데 얼마나 심금을 울리던지 가슴이 찡, 눈물이 글썽했습니다. 정말로 호국영령들이 옆에서 울부짖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슴으로 산다고 하는가봅니다. 우리보다 포스코를 가슴으로 더 사랑하기에 보듬고 감싸며 동반성장을 부르짖습니다. 여류시인의 흐느끼는 듯한 헌시 낭송에 가슴적시며 사는 게 우리지요.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가슴을 열고 적실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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