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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린 만(灣)을 매립하여
농토를 만들거나 공장 부지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순천만은 착한 내(順川)여서
착하게 보전했다.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끝없이 펼쳐지는 갈대밭은
아는 듯 모르는듯 하늘거리며
복잡한 우리네 마음을 포근하게 감싼다.
하늘과 마주 닿은 백운산 자락엔
어제 내린 눈이 光陽을 머금고 있다.
전세버스로 갈대숲 보러 나들이온 사람들로 붐빈다.
아마도 부산에서 단체여행 온 듯 싶다.
아직 털리지 않은 털북숭이 갈대꽃이
뒤늦게 찾아온 나를 강아지처럼 반긴다.
순천만 미녀 S라인을 잡아라~
점점이 박힌 오리떼는
떼로 몰려드는 인파도 아랑곳 없다는 듯
따뜻한 햇살을 즐기고 있다.
순천의 젖줄 상사호.
오르는 길마다 견지 포인트다.
충주호와 온도차를 비교하면
이곳은 겨우내내 견지해도 괜찮을 듯....
용기있는 자 한번 시도해 보시라
호수는 산을 통째로 머금고 있다.
산이 품은 생명수를 조금씩 짜 내려
다시 산허리를 감아쥐고는
온갖 살아있는 것들에게 젖을 먹인다.
못된 짓만 골라 하는 우리네 인간에게도
호수는 말없이
젖꼭지를 물리고 있다.
어머니 젖같은 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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