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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염상섭의 삼대 그리고 우리 삼대

by 굼벵이(조용욱) 2012.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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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관 - 조상훈 - 조덕기로 이어지는 삼대는 각기 다른 캐릭터를 지닌다.

아비튀스는 일정하게 구조화된 개인의 성향체계를 말하는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일정부분 비슷한 유형의 아비튀스를 형성한다.

조의관의 세대는 돈과 조상 숭배라는 아비튀스를 열쇠로 표현하고 있다.

조상훈은 국가몰락의 과정에서 의식의 몰락까지 경험하며 자포자기 하는 세대로 표현된다.

조덕기는 염상섭 그 자신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식민치하에서 낳고 자란 중산 지식층의 전형이다.

그래서 자신의 주된 생각 외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포용하고 감화하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는 심퍼사이저다.

민족주의적 입장을 견지하지만 사회주의적 성향을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는 동정자적 아비튀스를 보인다.

시대가 정신을 낳는 것이다.

집안이 정신을 낳는 것이다.

극단적인 여건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은 극단적 경향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동양인 특히 한국 사람들은 이분법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이란 나라는 쫓기다 쫓기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모인 반도이다.

그런 사람들이 갖는 경향성이란 대체로 극단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집단 내에서는 언제나 투쟁이 생겨난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우월욕망을 품고 태어난다.

매미도 더욱 힘찬 목소리로 울어대야 짝을 구할 수 있다.

순하디 순한 사슴도 싸움에서 이겨야 종족번식의 기회를 갖는다.

잘남을 증명하기 위해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싸운다. 

사람들은 다른 살아있는 것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월욕망이 강하다.

온갖 추악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신의 우월성을 증명하려 한다.

그나마 조덕기가 심퍼사이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중산층 즉 돈의 힘이었다.

할아버지 조의관의 신뢰도 도움이 되었다.

결국 돈도 정신을 낳는 것이다.

나는 조덕기와 흡사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삼대나 염상섭 삼대나 매우 흡사하다.

세상은 그래서 돌고 도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