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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에 이어
송광사로 달립니다.
흰눈이 펑펑 쏟아져 내립니다.
잠시 허기를 달래는 사이
거짓말처럼 눈이 그쳤습니다.
내 마음에 채워진
온갖 세속의 욕망을 정화하려
법정스님 그림자를 만나러 갑니다.
무소유 길을 걸어....
법정스님이 공부하셨던
불일암으로 향합니다.
중간 중간
스님은 내게
모든걸 내려놓으라 하십니다.
단순하면서도
간소한 삶을 주문하십니다.
이제
나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때가 왔습니다.
불일암 입구에는
대밭이 동굴처럼
나를 에워쌉니다
세속의 유혹에도
곧게 살라합니다.
지난 폭풍에
허리를 꺽인 나무가
날일자를(日) 만듭니다.
선암사가 섬세한 여성미를 보여준다면
송광사는 중후한 남성미를 보여줍니다.
법정스님 처소를 먼저 보고싶었던 마음에
모르는 샛길을 홀로 걷다보니
불일암으로 해서 송광사를 거꾸로 돌았습니다.
가벼운 산책코스로 제격입니다.
평생을 수행해도 마음 내리기 어렵다는데
잠시잠깐 다녀온 발걸음에 마음 가벼워지기를 바랄 수는 없겠지요.
버려도 버려도 자꾸만 무거워지는 마음으로
생로병사가 생기며 악순환이 지속됩니다.
저 맑은 계곡수가 내 마음을 휘돌아
깨끗이 씻어내려 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