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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by 굼벵이(조용욱) 201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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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 속에서 자유간접화법(Free Indirect Discourse)을 통해

당해 인물이 쓸법한 언어로 인물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인물의 캐릭터를 제대로 성찰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때그때 가장 적절한 서술기법을 자유자재로 사용함으로써

보다 생생하고 효과적으로 상황을 묘사하려 하였다.

초지일관 자신의 문체를 지속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자유 간접화법이나 전지적 작가시점 따위를 넘나들며

의미나 감정을 보다 사실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글쓰기에 꼭 유의해야 할 사항) 

 

부유한 귀족가문의 외아들로 자란 성장배경이 만든 다아시의 경향성과 행동을

오만하다고 받아들인 엘리자베스의 생각은 사실 자신이 만들어낸 편견일 뿐이다.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에게 갖는 불편한 감정이 편견에 기인한 것이라고 깨닫는 순간

엘리자베스에게는 행운과 행복이 찾아온다.

나아가 오만을 지적당한 다아시 입장에서는 오만하게 보이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그를 보다 훌륭한 신사이자 남편으로 성장시킨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결합하여 상호보완하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때

가장 행복한 결혼생활이 이루어진다.

문제는 오늘날에도 지나친 자존심과 자신을 바꾸려 하지 않는 태도로 

오만한 삶을 이어가는 남편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나아가 죽음의 순간까지 남편은 오만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가진 아내들도 넘쳐난다.

물론 내 아내를 포함해서 말이다.

작가 제인 오스틴은 가장 아름다운 남녀 간의 결합으로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를 들고 있다.

오만과 편견을 극복하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며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부부관을 18세기 말에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그로부터 2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오만과 편견으로 불행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수 십 년 같이 살았으면 서로 부대끼고 이해하면서 각자 생각도 많이 바뀌었을 텐데,

상대방에게 갖는 불편을 그냥 자신의 편견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까?

처음 청혼에 거절을 당한 후 자신의 교만을 깨닫게 된 다아시는

‘당신에 의해 나는 올바르게 비천해 졌소’

라고 하면서 오만을 버린다.

 

“아내여, 나도 당신에 의해 비천해 졌소."

"나아가 세속의 요구에 의해 이미 만신창이가 될 만큼 충분히 비천해 졌소."

"그런만큼 이제부터 행복하게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