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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소장 생활/광양지사

끝여름 어느 주말에...

by 굼벵이(조용욱) 201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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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엔 저녁 식사 후 이렇게 부두낚시를 즐깁니다.

요즘은 매일 잡히는 어종이 조금씩 다릅니다.

장어 숭어 농어 깔따구 심지어는 꽃게까지 낚시바늘을 물어댑니다.

부둣가에서 홀로 어부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보통 10시 쯤 되고

갈증에 맥주 한 컵 마시면 피로가 가시며 상쾌한 밤을 맞습니다. 

 

주말에 서울 안가는 날은 이렇게 남도 곳곳을 싸돌아다닙니다.

굼벵이 여울은 늘 대박예감이 앞서지만 그날은 별로였습니다.

지나치게 경계심이 많거나 무언가 견지와 궁합이 안맞는 듯...

그래도 푸르름 속에 몸을 맡기면 원시적 충동이 솟아오릅니다. 

그래서 자꾸만 강가를 찾는가 봅니다.  

 

 

물이 불어 견지 여건은 좋아졌는데도 대물의 입질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입지적 여건이 좋아 자주 찾게 되지요.

굼벵이 여울에도 가을이 조금씩 다가옵니다.

조금 지나면 갈대숲은 꽃을 피우고 앙상한 가을을 맞겠지요.

하얀 겨울엔 굶주림과 목마름에 지친 산짐승 몇마리 총총 다녀갈거고...

 

구례에서 화개장터에 이르는 길가 view point에 들렀습니다. 

섬진강 물줄기가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바다로 흘러갑니다.

사진 그림이 참 예쁩니다.    

얼마 전 은어떼가 몰려 섬진강은 은어 훌치기 꾼으로 북적였습니다.

 

 

이제 조금씩 가을이 오나 봅니다.

나무는 무더운 여름을 견뎌낸 잎들을 쏟아냅니다.

강물이 발원지에서 여기까지 흘러오려면

얼마나 많은 것들과의 만남과 이별이 있었을까요?

 

동백 이파리 사이로 여름내 악을쓰며 울어대던

매미들의 허물이 매달려 있습니다.

어제의 내 흉허물도 누군가의 가슴속에 이렇게 매달려 있겠지요...

 

컵라면은 여행자의 친구입니다.

특산품 코너 아줌마가 가져다 준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웁니다.  

섬진강 화개여울엔 벌써 황어떼가 몰려듭니다.

지난 밤 늦은 시간에 짜개 몇개 만들어 그걸 미끼삼아 견지를 했더니

황어가 다섯마리나 올라옵니다.

이제 시간이 갈수록 많은 황어떼가 귀성길에 오르겠지요?

가을은 황량한 겨울맞이 준비로 남자의 가슴을 슬프게 합니다.

현재를 미래나 과거로 맞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그런데도 나를 포함해 많은 남자들은 바보처럼 삽니다.

아마도 지금의 이 모든 아름다움들은 먼 훗날

미치도록 과거를 그립게 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