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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강신주의 감정수업

by 굼벵이(조용욱) 2017.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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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시절 느끼던 애련한 감정들이 교차한다.  
이 나이에 고목이 봄을 만나 매화를 품은 듯한 기분이다.  
48가지 감정들이 내 안에서 글과 함께 춤을 춘다.  
머리로 사는 듯하지만 삶은 감정이다. 
무엇보다 가슴 저리도록 뭉클한 감정에 침잠하여야 한다. 
그래야 모든 것을 의미있게 느끼고 바라볼 수 있다.  
어른이 되면 그걸 감추려 하지만 그럴수록 속물이 된다.  
감춘다는 것은 대뇌를 이용해 이성적으로 감정을 포장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위적 포장은 인간을 슬프고 의미없게 만들 뿐이다.  
그것은 중뇌 변연계가 만들어내는 아주 오래된 감성이 인간의 본질을 구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제 48가지 감정에 휩싸여 울고 웃고 분노하며 사랑에 빠져보자.


무엇보다도 감정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어떤 사물. 사람, 사건이 우리 시선에 의미있는 것으로 다가온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죽이는 기술을 얻었다는 것이다.

 

연민이란 감정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기쁨의 감정에 속하는 것인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슬픔의 감정이다.

그러니까 연민의 대상과 함께 해서는 안된다.

 

비루함: 무무(이반 투르게네프)

사랑은 죽음의 공포보다도 강하다.

우리는 오직 사랑에 의해서만 인생을 버텨나가며 전진을 계속하는 것이다.

사랑만이 비루함에서 우리를 구할 수 있다.

자긍심: 정체성(밀란 쿤데라)

거울보다 수백배 더 좋은 거울이 타자다.

자신에 대한 지긍심이 떨어진 사람에게 유일한 치료약은 애인이다.

누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만으로도 자긍심을 회복할 수 있다.

경탄: 오래오래(에릭 오르세나)

사랑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불륜이다.

기존에 함께 해 온 무리를 부정하도록 하니까.

벨아미 그러니까 아름다운 여인

사랑: 동풍 서풍(펄벅)

자발적인 노예상태에 빠지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랑이다.

연민(초조한 마음(슈테판 츠바이크)

연민의 감정을 계속 가지려는 자는 상대방이 계속 불행하기를 기도해야 한다.

따라서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회한: 전락(알베르 카뮈)

인간과 관련한 어떤 일도 사소한 것은 없다.

사람에 관한 한 부분을 전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멸시: 누가 버지니아울프를 두려워하랴(에드워드 올비)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과대평가의 감정을 수반한다.

사랑이 식는 순간 평범해지며 배경으로 불러난다.

시간의 고통받는 노예가 되지 않으려거든 쉼없이 취하라.

술에든, 노래에든, 미덕에든 그대가 원하는 것에.

과대평가: 허조그(솔벨로)

사랑하면 거리를 두지 마라.

거리를 두는 순간 객관적으로 보아 다른 사람에 비해 결코 멋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호의: 노르웨이 숲(무라카미 하루키)

친구의 애인과 섹스를 즐기는 것은 사랑보다는 성욕이나 섹스에 대한 동경에서 나온다.

성욕을 아무리 사랑스런 이야기로 포장한다고 잘라질게 무엇이란 말인가!

친구의 친구를 사랑하는 잘못된 만남은 호의라는 감정에서 출발한다.

영광: 노인과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의 꿈은 단순하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훌륭한 어부로 믿는 소년에게 그의 믿음이 그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평범한 늙은이가 아닌 별난 늙인으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

지나치게 영광에 집착하는 사람은 스스로 기꺼이 고독을 감내해야 한다.

겸손: 자신의 무능과 약함을 고찰하는데서 생긴 슬픔이다(스피노자)

그럴리가?

강하지만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 약하게 보이는게 겸손 이닐까?

적의: 개인적인 체험(오에 겐지부로)

일시적으로 성욕을 풀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남여의 섹스는 두사람의 전체 실존을 주고받는 행위이다.

조롱: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소세키)

일기란 진솔한 글을 통해 순간적이나마 겉과 속을 일치시키려는 것이다.

인간의 지적인 허위의식이란 눈뜨고 못봐줄 일이다.

냉소적인 자기조롱은 얼마나 허무하고 파괴적인가!\

욕정: 악마(톨스토이)

곃혼의 본질은 정신적인 사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인 욕정에 있는 것이다. 

삶에서 그것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섹스는 사랑의 완성이나 결실이 아니다. 단지 사랑이 시작되는 혹은 진척되는 계기일 뿐이다.

공손: 인간실격(다자이오자무)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라고 했다. 타인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자유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미움: 피아노치는 여자(엘프리데 엘리네크)

사랑이라는 감정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다.

겁 : 여명(시도니가브리엘 콜레드)

인간은 겁이 많은 존재다.

그래서 종교까지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겁이라는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 자신의 욕망에 몰입하고 그것을 관철시키려는 자세 이외에는 없다.

희망: 위대한 유산(찰스 디킨스)

인간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타인으로부터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일이다.

불확실성이 견디기 어려워 희망의 싹을 잘라서는 안된다.

희망은 아이들이 더 많이 품고 있는데 이는 아이들이 희망이 가진 불확실성보다 이루어졌을 때 갖게되ㅡㄴ 기쁨에 더 주목하기 때문이다,

오만: 위험한 관계(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려면 우리가 마지막으로 버려야 하는 것은 오만이다.

자존심은 행복의 적이다.

더이상 알 것이 없다는 오만이 생기는 순간 사랑하지 않게 된다.

소심함: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프랑수와 사강)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지나치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 고독형을 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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