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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들/마지막 리더(2010)

제 4 장 : 사람에 대한 이해, 1.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by 굼벵이(조용욱) 2017.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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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좀 더 명확히 말하면 일과 사람에 대한 영향력이다. 그러나 일은 사람이 하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사람에 대한 영향력이다.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전제 되어야 한다.
  사람은 모두가 다르다. 세계 64억 인구 가운데 같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것은 본질적으로는 유전인자가 다르기도 하지만 각자 태어나서 경험한 세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이 모두 만물의 영장이다. 64억의 서로 다른 영장들이 지구상에 존재하며 갈등과 충돌을 일으키지만 조화와 통일을 지향하고 있다.
  사람이 이렇게 살아가는 이유의 중심에 학습이 있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도, 서로 갈등하고 충돌하는 이유도 학습 때문이다. 반면에 서로 다른 사람들 끼리 조화와 통일을 이루게 하는 방법도 모두 학습 안에 있다. 문제의 본질 안에는 그 해답도 함께 포함하여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태어나자마자부터 이루어지는 인간의 학습은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는다. 혹자는 갓난아이가 왜 잘 웃으며 예쁜 짓을 떠는지를 이렇게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갓난아이는 혼자서는 먹이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 등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먹이를 가져다주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려면 그들에게 예쁘게 보여야 한다. 그러려니 웃으며 예쁜 짓을 떨어야 한다. 강아지나 송아지를 포함해 모든 어린 것들이 귀엽고 예쁜 이유가 모두 다 이 때문이란다. 생존을 위해 조물주가 아예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인간의 ‘학습’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생존을 위해서는 먹이 활동을 해야 하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는지 궁리를 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때로는 힘차게 울어야 하고 때로는 예쁘게 웃어야 한다. 그러면서 하나씩 생존에 필요한 학습을 이어가는 것이다.
  물론 먹이활동은 단순히 생리적 욕구의 범주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육체적인 먹이활동 이외에 정신적 허기를 충족시키기 위한 먹이활동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싶고, 사랑 받고 싶고, 나의 잘난 점을 인정받고 싶은 것과 같은 내면적 욕망들이 정신적 허기를 만들어 낸다.

  이와 같이 학습은 다양한 정신적 육체적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다. 프로이드가 말하는 개인적 가치판단 기준으로서의 초자아가 형성되는 것도 모두 학습의 과정을 통해서다. 또한 융이 주장하는 페르조나가 형성되는 것도 모두 학습의 과정을 통해서다. 우리가 말하는 소위 인격이라는 것도 학습을 통해 이루어진다. 각종 심리현상이 모두 이와 같은 학습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학습 환경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국가도 다르고, 사회도 다르고, 학교도 다르고, 가정도 다르다. 각각 다른 환경 속에서 성장하면서 서로 다른 학습이 이루어지다보니 모두가 각각 서로 다른 자신을 만들어 낸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상학적 관점으로 자기 안에서만 다른 사람을 본다.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같은 영장류의 다른 사람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모두가 이렇게 확연히 다른데 다르다는 사실을 아예 모르거나 알더라도 다르다는 것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대부분은 여기에 기인한다.

  리더십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영향력을 잘 행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다시 말하면 영향력을 미치는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 차이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유능한 리더는 상대방을 잘 이해하고 상대방의 기준에 맞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고 그렇지 못한 리더는 상대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기준에 따라서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리더는 반드시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고 상대방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리더십의 근간을 이루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보다 체계적으로 알아보기 위하여 먼저 ‘나는 누구인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융의 이론을 중심으로 사람의 마음구조를 먼저 살펴보고 사람이 본질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것이다.
  이어서 지금까지 제기된 심리학의 이론을 네 가지 관점에서 사람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이해해 보고자 한다. 네 가지 관점이란 심리학의 주류를 이루는 정신역동주의, 행동주의, 인본주의, 인지행동주의를 말한다.

  정신역동주의는 프로이트에 의하여 주창된 이론으로 인간은 본능적 욕구에 의해 지배된다고 보는 주의이다. 본능은 삶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으로 구분되는데 삶의 본능은 성욕과 같이 주로 ‘생산’과 관련된 것이고, 죽음의 본능은 공격욕과 같이 주로 ‘파괴’와 관련된 것을 말한다.

  행동주의는 스키너 등과 같은 학습이론 연구가들에 의해 주창된 것으로 인간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드러난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습을 통해서 행동이나 생각의 교정이 가능하다고 보며 심리학의 과학화는 물론 학습심리학의 발달에 공헌한 바가 크다.

  인본주의는 칼 로저스 등에 의하여 주창된 것으로 인간은 누구나 자기실현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긍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능력을 가진 자율적 존재’라고 보는 것이다. 진솔한 마음과 무조건적이고 긍정적인 수용의 자세로 상대방을 수용해 주면 자기실현 경향성으로 인하여 완전히 기능하는 사람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인지행동주의는 엘리스나 벡 등이 제창한 것으로 개인의 감정이나 행동은 인지 또는 생각에 의해 통제가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이다. 사람이 가진 비합리적 신념은 교정되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생각의 자유가 있고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에 따라 감정이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우울증 등 정신병리 치료에 공헌한 바가 크다.

  물론 이 네 가지 관점 이외에 다른 관점도 있을 수 있다. 또 이 네 가지 관점이 접근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느 하나만 맞고 다른 관점은 틀린 것이 아니다. 어찌 보면 네 가지 관점 모두가 맞는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사람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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