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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들/마지막 리더(2010)

아론 벡

by 굼벵이(조용욱) 2017.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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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A. T. Beck)

  다음은 벡의 이론을 살펴보기로 하자. 그는 주로 사람의 우울증을 치료하는 이론에서 출발했지만 불안과 공포증을 포함한 정서문제 전반과 성격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이론으로 확장되었다.
  그는 사람들이 정서적 또는 심리적 이상행동을 보이는 주된 이유는 자동적 사고, 역기능적 인지도식, 인지적 오류의 세 가지에  기인한다고 보았다.

  자동적 사고란 어떤 사건이나 사실에 직면하여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말한다. 이러한 사고가 긍정적이지 못하면 심리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사람들이 경험하는 대부분의 심리적인 문제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오는 자극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데 기인한다. 그런데 부정적인 생각을 매번 자동적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기와 세상 그리고 미래에 대한 개인의 생각을 인지삼제라고 하는데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인지삼제를 가지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하여 비관적이고, 앞날에 대해 염세주의적이며, 세상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다.’, ‘내 앞날은 희망이 없다.’거나 ‘이 세상은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따위의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자동적으로 떠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자기와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인지도식(Schema)이라 한다.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지도식이 역기능적이다. 현실을 살아가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는 방향으로 생각의 틀이 짜여져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생각들이다.
  - 사람들은 잘생기고, 똑똑하고, 돈이 많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복해 질 수 없다.
  - 다른 사람의 사랑 없이 나는 행복해 질 수 없다.
  -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내가 나약하다는 표시이다.
  - 절반의 실패는 전부 실패한 거나 다름없다.
  - 인정을 받으려면 항상 일을 잘해야만 한다.
  - 나의 가치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달려있다.
  - 다른 사람들은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르기에 믿을 수 없다.

  현실을 제대로 지각하지 못한다든지 사실이나 의미를 왜곡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인지적 오류라고 한다. 이는 어떤 경험이나 사건을 접할 때 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추론이나 판단의 오류를 말한다. 인지적 오류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극단적 사고 : 흑백논리라고도 하는데 어떤 사건의 의미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둘 중 하나로 해석하는 오류를 말한다. 즉 중립지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이냐 미움이냐’또는 ‘성공이냐 실패냐’ 따위가 그 예이다.

  과잉일반화 : 한 두 번의 사건에 근거하여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고 이와 관련이 없는 사건에 대해서도 같은 결론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한두 번 실연을 당하고는 자신은 언제나 실연을 당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경우이다.

  선택적 추상화 : 상황이나 사건의 전반적인 내용은 무시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의 일부 정보에만 주의를 기울여 전체의 의미를 왜곡하는 것을 선택적 추상화라고 한다.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마친 후에 많은 사람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는데도 한 두 명이 부정적으로 논평한 것에 집착하여 프레젠테이션을 망쳤다고 단정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의미확대 또는 의미축소 : 사건의 의미나 중요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어쩌다 한 번 낙제점수를 맞은 것에 대해 ‘내 인생은 이제 끝이다’라고 그 의미를 확대한다거나 좋은 점수가 나왔는데도 ‘어쩌다 운으로 잘나온 거야.’라고 그 의미를 축소하는 경우를 들 수 있겠다.

  임의적 추론 : 어떤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한 근거가 없는데도 최종적인 결론을 성급히 내려버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남자친구가 바빠서 연락을 자주 못하는 것을 ‘난 차였구나.’라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벡은 잘못된 사고의 틀(Schema)이 이상심리를 만든다고 했다. 인지도식도 사실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특정의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에서 굳어진 학습효과로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인지적 오류들은 프로이드의 방어기제를 과다 사용하거나 잘못 사용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현상학적 관점에서 자기와 세상 그리고 미래에 대한 나의 생각이 부정적이라면 세상은 살아갈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울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잘못된 인지도식으로 인하여 우울증이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증상은 조직생활에 치명적이다. 언제 어떤 형태의 사고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을 가진 리더는 조직 분위기 전체를 침체시킨다. 리더는 자신이 지나치게 부정적이거나 독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 보고 세상의 밝은 면을 보며 긍정적으로 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유머감각을 키우고 억지로라도 웃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작은 것에 크게 기뻐하고 다른 사람의 잘한 면만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남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자신의 불합리한 사고체계가 합리적으로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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