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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땅의 예찬 (한병철)

by 굼벵이(조용욱) 2018.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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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쉘러는 '사랑과 인식'에서
아우구스티누스가 특이하고도 신비로운 방식으로 식물에게
인간의 관점에서 나오는 요구를 할당한다고 지적한다
마치 식물에게 제 존재에 대한 사랑 담은 인식을 통해
구원 비슷한 일이 일어나기라도 한다는 듯이 말이다
​인식은 사랑이다
사랑하는 눈길, 사랑 담은 인식이 존재결핍에서 꽃을 구원한다
그러므로 정원은 구원의 장소다
어쩌면 땅이란 오늘날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 가는 행복과 동의어인지 모른다
렇다면 땅으로 돌아가기란 행복으로 돌아가기가 된다

니체는 이름 붙이기를 권력 행사로 파악한다
지배자들은 각각의 물건과 사건을 하나의 소리로 낙인 찍고 그로써 그것을 소유한다
그에 따르면 언어의 기원은 지배자들의 권력선포이다
언어는 가장 오래된 물건점유 과정의 잔향이다

철학은 다름 아닌 미와 선을 향한 사랑이다
정원은 가장 아름다운 선 최고 미 즉 토 칼론이다.

오늘날에는 거의 누구도 신경 쓰지 않지만 신령들은 계시다
이곳 사람들은 돈을 신으로 모신다
땅, 아름다움, 선은 사라져 완전히 파묻혀 버렸다
간이 한번더 존재 가까이 있어야 한다면 그보다 먼저 이름 없는 자로 존재하기를 배워야 한다 공공성을 통한 유혹이나 사적인 것의 무력함을 동일한 방식으로 깨달아야 한다
인간은 판단하기 전에 먼저 존재가 다시 자기에게 말 걸게 해야 한다(하이데거)

고대에 담쟁이는 술 취함의 상징이었다
담쟁이는 파괴할 수 없이 강하다
또한 사랑과 정절의 상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