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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인간의 위대한 질문 (배철현)

by 굼벵이(조용욱) 2019.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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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힘들지만 꼭 읽어야 하는 책들이 있다.

바로 이런 류의 책들이다.

나보다 먼저 삶을 고민하고 길을 제시한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받아들이고 내 미지의 삶의 발걸음을 조심스레 내딛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철학자 예수의 삶과 생각에 관한 인간적인 해석이 빛나는 책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종교학과 교수님답게 증거로서 어원적 의미까지 동원했다.

이걸 보면 모든 성현들이 예외 없이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공자의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 이나 예수님의 원수를 사랑하라는 이야기나 고타마싯다르타의 자비가 모두 한 뜻이고 자신 안에서 그런 불성을/하느님을 찾으라는 이야기다.

 

​아인슈타인은 신을 믿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장 보냈다

나는 스피노자의 신을 믿습니다

그 신은 이세상의 규칙적인 조화 안에서 자신을 드러냅니다

그는 인간의 운명과 행동에 관심 있는 신이 아닙니다

 

​스피노자의 신은 다르다

그 신은 우주의 규칙적인 조화 안에서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다

스피노자는 반 유대주의를 피해 이민한 유대인이다

신은 우주 만물을 창조하고 조절하는 초월적인 신이 아니라 그 만물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만들고 유지하는 내재적인 신비라고 주장했다

그가 원하는 궁극적인 종교 경험의 단계는 인간이 자신이 처한 역사적인 순간 속에서 스스로 발견한 종교다

우주와 자연을 통해 신을 탐구한다

성서의 예언자들과 다른 종교 특히 불교의 가르침에서 그 예를 찾았다

스스로 도덕적 책임이 있는 존재가 되고 삼라만상의 숨겨진 신비를 찾는 탐구를 멈추지 않을 때 비로소 발견되는 것이다

 

​예수는 당신이 하기 싫은 일을 동료에게 시키지 마십시오

이것이 토라의 전부이고 나머지는 각주일 뿐입니다 라고 했다.

 

​‘회개하라’ 라는 말이 의미는 그리스어 원문에서는 메타노이아로 사용되었으며 종교적인 권위가 있는 신부나 목사에게 죄를 고백하고 신의 은총으로 자신의 죄를 용서 받는 파이니텐티아 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메타노이아는 자신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을 바꾸다 라는 의미다

이는 단순히 말의 고백을 넘어 자신의 삶에 대한 정교하고도 자비로운 묵상을 전제로 한다

그 묵상을 통해 자신의 타성적인 세계를 떠나 새로운 단계로 도입하는 결단을 의미한다

 

​회개는 신이 모든 인간에게 각각 맡긴 그 미션을 깨닫고 인간의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는 신의 dna를 회복하라는 명령이다

 

​한자어 기도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라는 생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묵상이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올바른 길인지 스스로 관찰자가 되는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스스로 그렇게도 집착했던 에고라는 자아에서 벗어나 무아의 상태로 진입하는 수련이 바로 기도다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이 들의 백합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

예수는 수많은 꽃들이 씨에서부터 나와 봉우리가 되고 꽃을 피우는 그 신비한 과정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말한다

내일이면 아궁이에 들어갈 들풀도 신이 이렇게 화려하게 입히시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를 걱정하느냐고 말한다

인간신은 형상으로 창조 되었으므로 삶에 있어서 의식주의 해결 보다 근본적인 임무인 신의 나라를 이루려고 노력하고 신이 요구하는 의를 행하라고 주문한다

신의 나라는 신의 뜻이 널리 그득 찬 상태를 의미한다

나라는 장소가 아니라 어떤 원칙이 지켜 지는 경지를 의미한다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벗어나 이웃과 자연에 대한 자비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예수가 깨달은 우주의 비밀은 인간은 신의 형상이라는 위대한 유전자가 숨어 있으며 신의 형상을 회복하는 자는 모두가 신의 자녀이며 심지어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예수는 바로 산티아고(노인과 바다)와 같은 제자를 찾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 깊은 바다로 나가 커다란 청새치를 마주할 수 있는 인간이며 그 과정을 통해 영적이며 위대한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인간이다

 

​베드로라는 이름의 의미는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단단한 반석이라는 뜻이다

 

​과거를 사는 사람들의 문제는 특정한 사물이나 사람을 허울뿐인 이원론이라는 손쉬운 잣대로 재단 한다는 점이다

 

​단테는 지옥의 맨 밑바닥을 통곡의 강이라는 의미를 지닌 코키투스 라 명명 했다

지옥의 9번째 단계인 이곳은 얼어붙은 강으로 배신한 자들이 그 안에 몸을 담구고 목만 얼음 위로 내놓은 채 고통을 받는 장소다

블루투스와 함께 코키투스에 감금 된 자는 다름 아닌 예수를 배신한 유다다

지옥 편에서 배신이란 사랑과 신뢰를 저버리고 남을 속이는 행위라고 표현 되어 있다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미움 받는 인물이 이 유다복음서에서는 예수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수제자로 언급 된다

유다에 대한 재평가는 곧 그리스도교가 지난 2000년 동안 억압해온 집단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 노인 식민지인 등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유대인들은 민족으로 탄생하는 순간부터 식민지인으로 살아왔다

 

​공부는 자기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무아의 상태로 진입하는 연습이며 끝없는 상상을 통해 그것을 현실과 연결시키는 노력이자 과정이다

 

​생각이라는 행동은 사물이나 사람 혹은 개념에 대한 깊은 묵상을 통해 그 생각의 대상과 일치하는 과정이다

생각을 깊이 하지 못하면 우리는 스스로의 편견과 오해 지식으로 대상을 판단하기 쉽다

생각을 깊이 할수록 그 생각이 맑아지고 대상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인간의 불행이 시작된 이유는 홀로 방에 앉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생각의 대상을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사물 개념에 적용 시킨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소문이나 풍문 그리고 미디어를 통해 얻는 거짓된 지식을 간파할 수 있고 자신만의 시선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이 가진 최고의 잠재력은 지식이며 인간의 모든 다른 능력은 바로 이 지식에서 출발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식을 얻는 방법을 묵상이라고 말한다

 

​진리는 인간의 삶에 개입해 우리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역동적 과정으로서의 믿음이다

 

예수는 '나는 진리 즉 인간 안에 씨앗으로 존재하는 신의 형상을 잘 키워 그것을 싹을 내고 꽃을 피우고 심지어는 커다란 나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세상에 전파 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회화는 성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대다수의 그리스도인들의 감정에 호소한다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는 내가 있는 이 시간과 이 장소에서 황금률을 실천할 때 그 사랑을 받는 상대방이 바로 신이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 삶에서 만나는 가장 불쌍한 자가 우리의 도움이 절실한 이웃이 바로 신이라는 것이다

 

​성전의 의례를 주관하는 것은 제사장이었지만 토라 연구를 인도한 것은 바리새인들이었다.

이 바리새인들은 히브리어로 나의 선생님이라는 의미의 랍비로 불렸다

바리새인들은 이 구전 전통의 경전 해석의 권위자들이었다

예수가 활동할 당시 바리새인들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들이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인식의 상태임을 뜻한다

그것은 인간이 그노시스를 획득하면 도달 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그것은 경험을 통해 얻는 혜안과 직관이다

그노시스는 자기 인식이다

자기 자신의 본성을 아는 단계다

그노시스는 자기 자신과 주위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탐구하며 그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나 스스로가 생각하는 주체가 되어 자신의 본성에 대한 깊은 묵상과 성찰로 내 안의 숨겨진 신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예수는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로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올 사람이 없다라고 말하는데...

(여기서 나라고 하는 것은 예수에 한정된 의미가 아니고 모든 사람 각자의 자기 자신(self)에 대한 치열한 성찰을 말한다.: 내 해석)

 

 

예수가 가장 신뢰하고 예수의 염원을 가장 잘 이해한 수제자가 막달라 마리아다

그녀는 그리스도교에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다음으로 중요한 여인이다

어쩌면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인일지도 모른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삶 중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있었다

예수가 처형당할 때도 곁에서 그 순간을 지켜 보았고 또한 예수의 부활을 처음으로 목격하기도 했다

히브리어 미그달 아람어 마그달라는 요새 성벽 혹은 위대함 훌륭함이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 mary the Great 즉 위대한 마리아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삶과 그리스도교 발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 장면 즉 예수의 십자가 처형 예수의 장례 그리고 예수의 부활 이 순간을 모두 목격한 유일한 여인이다

요한복음은 다른 복음서들과 달리 막달라 마리아 혼자 빈 무덤을 발견했다고 기록한다

 

​티치아노는 이 그림을 통해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에게 가졌던 인간적인 사랑이 신적인 사랑 즉 영적인 사랑으로 바뀌는 순간을 표현한다

그는 다른 화가들과 달리 인간의 육체적인 사랑이 영적인 사랑과 함께 존재하며 그것이 그리스도교의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육체적인 사랑과 영적인 사랑이 분리 될 수 있는가

 

​요한복음에는 신이 인간과 함께 살려고 이 땅에 내려와 인간을 위해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을 대속이라고 한다

내가 빚을 졌는데 누군가 나타나 그 빚을 대신 갚아 청산 해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한복음은 예수를 인간이 아닌 로고스로 보았다

태초에 로고스가 있어서 세상을 창조했고 이 로고스가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며 그가 바로 예수라고 해석한다

플라톤 철학에서 로고스나 이데아와 같은 원형은 저 너머 피안의 세계에만 존재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그 원형의 그림자거나 원형을 흉내 낸 것들일 뿐이다

 

​천국은 중동의 사막 환경에서 등장한 독특한 개념이다

오늘날의 이라크 남부 지역에 인류 최초의 문명을 일으킨 수메르인들에게는 특별한 정원이 있었다

그 정원을 수메르어로 에딘이라 한다

에딘은 계곡 사이에 위치한 초목지대를 이르는 용어다

척박한 환경에서 지내는 수메르인에게 애딘은 천국이나 다름 없었다

 

​성서에는 하늘나라를 앞으로 이루어질 현상으로 보는 구절들이 많다

예를 들어 주기도문에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와 예수가 몇몇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미래에 올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인간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욕망이 투사된 신을 만들어 숭배 한다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을 예배 한다

그러고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신을 이단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신은 원래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인간의 자비가 그 대상에게 전해질 때 바로 그 대상이 신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천국은 보화 자체라기보다는 보화를 찾는 과정이다

​예수는 어떤 것이 우리 각자의 삶에 가장 중요한 진주인지 찾아 나서는 것을 천국이라 정의 한다

보화를 찾는 것은 끝없이 탐구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은 바다에 그물을 치고 그물에 걸린 각종 물고기 중 좋은 것을 선별 하는 행위이다

천국은 그러한 삶의 우선순위를 아는 지혜이며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예수는 이것이 곧 보화라고 말한다

 

​예수는 또한 천국을 겨자씨며 누룩이라고 말한다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나무가 되며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천국은 죽은 뒤 가는 곳이 아니라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바로 이곳이다

오늘을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며 가족과 이웃과 심지어 원수까지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바로 여기가 천국이다

 

​신의 특징은 바로 낯섦과 다름이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자신에게 주어진 제한된 경험을 통해 형성된 파편적이고 편견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자신과 완벽하게 다른 존재와 만나는 것이 바로 종교다

나와 다른 이데올로기와 종교 세계관을 가진 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을 통해 스스로 변화 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신을 만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