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조정래님이 젊은 시절에 썼던 소설을 리메이크했다.
스토리 구성도 글맵시도 깔끔하다.
다작을 이어가시는 요즘의 글과는 사뭇 다른 정제된 생각과 언어들이 시대의 아픔을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다.
조정래 작가 특유의 맛과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한국의 여인네들.....
요즘은 여자가 남자 부리기를 경마잡히듯 하지만 전쟁 통이나 식민치하에서 여자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평화상회 주인 점례의 기구한 삶에 그 모든 것들이 들어있다.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일제 치하 주재소 순사에게 농락당해 첫째 아이를 낳고,
동족상잔의 6.25 전쟁 통에는 공산당원의 아이를 낳고
미군정 치하에서는 미군의 아이를 낳아 기르며
시대의 아픔을 숙명처럼 살아가는 점례의 삶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삶을 빗대어 표현한 듯하다.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면 국민들은 이렇듯 비참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라를 나라답게 하는 것도 국민이란 측면에서 보면
국민 개개인에게 점례의 삶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나라를 나라답게 하는 것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예나 지금이나
부국강병만이 유일한 선택지다.
그러기에 부국강병은 다른 어떤 정책에 우선하는 가치여야 한다.
물론 나라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가치는 국민행복이지만
부국강병에 필요하다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국민행복은 우선순위를 내주는 게 바람직하다.
굳이 억지로 추구하지 않더라도 부국강병 연후에는 국민행복이 자연스레 뒤따르기 때문이다.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둘러싸인 위치여서
유사 이래 진정한 독립국가 형태를 제대로 갖지 못했던 대한민국이기에
부국강병이 더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공감해야 한다.
이스라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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