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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고영성)

by 굼벵이(조용욱) 201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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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싶다면 먼저 이런 책 한권 정도는 반드시 읽고 출발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엄청난 양의 다독을 통해 본인이 그동안 섭렵해온 여러가지 지식과 지혜를

독서와 관련된 분야로 재분류하여 지혜나 지식도 전달하면서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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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이나 한글을 읽을 때는 좌뇌부위만 활성화 되는데 중국어를 읽을 때는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한다.

넛지(nudge) 즉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말한다

독서습관을 들이는 데에도 이러한 넛지가 필요하다

독서에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한 우리의 뇌는 죽을 때까지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

 

생명을 만드는 기초 원자는 매우 단순하다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인 황이 모든 생명체의 99%를 차지한다

이중에서도 특히 탄소가 핵심인데 흥미롭게도 탄소는 지각 구성 요소의 0.03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탄소를 중심으로 생명이 만들어 지는 것일까

생명이라는 놀라운 아이디어도 결국 연결에서 비롯 되었다

탄소는 그 어떤 원자들보다 다른 원자들과 연결을 맺는데 특별한 능력을 보인다

핵산에 저장되어 있는 유전 정보에서부터 단백질의 구성 요소와 탄수화물 및 지방의 에너지 저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탄소의 연결 능력에 의지 한다


우리의 눈은 벌처럼 자외선을 보지도 못하고 살모사처럼 적외선을 보지도 못하며 일부 나방처럼 밤에 색깔을 보지도 못하고 새와 곤충 심지어 식물처럼 빛을 편광 시키는 능력도 없다

비둘기는 다색 지각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3색으로만 색깔을 본다

다른 색깔이 보이는 이유는, 보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시각 정보를 내가 그렇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색깔이란 것이 실제로 존재할까

자연에는 색깔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시광선은 연속적인 파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거기에는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고유한 색깔 같은 것 자체가 없다

객관적 관찰은 불가능하다

본다는 것은 철저히 주관적 행위이다

객관적 시선이란 허상이며 우리에게는 오직 주관적 관점만이 있을 뿐이다

평범하고 세속적인 것에서 장엄함이라는 주목할 만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은 바로 새로운 관점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프루스트의 독서에 관하여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는 우리가 예전에 들어 보았던 책을 다시 읽게 되는 이유는 지나간 내 과거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지 베일런트는 행복의 조건에서 고통의 경중보다 고통에 대한 대응이 행복과 불행을 갈라놓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임을 밝혀냈다

이론은 자료들의 패턴이다 라고 했다

필독을 통해 정리된 자료들을 살펴보다 보면 독자의 눈에 뭔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뭔가가 보이기 시작할 때 슬슬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

의견을 내고 비평을 하며 감상을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헤밍웨이는 글쓰기가 힘들 때면 나는 나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내 책을 읽는다

그러면 글쓰기는 언제나 어려웠고 가끔은 거의 불가능했음을 기억하게 된다라고 했다

정서명명하기(affect labeling)할 때 뇌에서 전전두피질의 활동은 증가한 반면 편도체의 활동은 감소한다

뇌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본능에서 이성으로 방향을 선회 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자체가 무엇인지를 서술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자기 절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격한 부정적 감정이 엄습해 올 때 가장 좋은 것은 그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다

 

차분히 자리에 앉아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적어 보자

사회적이 아닌 개체는 하찮은 존재이거나 인간보다 높은 수준의 존재이다

사회는 본질적으로 개체보다 우위에 있는 어떤 것이다

공동생활을 영위 할 수 없거나 혹은 공동생활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만큼 자급자족이 가능한 그래서 사회의 일원이 되지 않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짐승이거나 신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배우자가 비만이라면 내가 비만이 될 확률은 37% 높아진다

형제가 비만이라면 내가 비만이 될 확률은 40%로 높아진다

시인 존 던은 누구나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은 아니며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조각 전체의 일부다 라고 말했다


기억력 자제력 어휘력은 모두 독서에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스크린에 매몰된 아이들은 독서 하는 뇌를 갖지 못하고 학습의 경계에서 헤매는 뇌를 갖게 된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가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머리를 더 고생 시킬수록 기억을 더 잘 할 수 있다

카프카는 1904년 친구인 오스카 폴라크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보냈다

 

요컨대 나는 우리를 마구 물어뜯고 쿡쿡 찔러 대는 책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약 읽고 있는 책이 머리통을 내려치는 주먹처럼 우리를 흔들어 깨우지 않는다면 왜 책 읽는 수고를 하느냐 말이야

자네가 말한 것처럼 책이 우리를 즐겁게 하기 때문일까

천만에

우리에게 책이 전혀 없다 해도 아마 그만큼 행복할 수 있을지도 몰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책들은 우리가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쓸 수 있단 말이야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마치 우리 자신보다도 더 사랑했던 이의 죽음처럼 아니면 자살처럼 혹은 인간 존재와는 아득히 먼 숲속에 버림 받았다는 기분마냥 더없이 고통스러운 불운으로 와 닿는 책들이라고

책은 우리 내부에 있는 얼어붙은 바다를 느낄 수 있는 도끼여야 해

나는 그렇게 믿고 있어

 

한가로운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다 소크라테스

 

충분한 수면을 통해 책 속에 담긴 여러 자료들을 기존의 지식과 통합하게 하고 새로운 기억을 탄생 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보기도 한다

꿈을 통해서 말이다

꿈은 대부분 며칠 전이나 몇 주 전에 겪었던 개인적 경험이 투영 된 것이다

 

다독 남독 만독 재독 필독 낭독 등을 통해 책과 열심히 동행 하였다면 이제 엄독 과감히 책을 덮자

여유를 갖고 휴식을 취하고 자연을 걸어보자

무엇보다 충분한 잠을 자자

뇌는 잠을 통해 정신자원을 회복하고 새로운 기억을 탄생 시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꿈을 꾸자

혹시 누가 알겠는가

당신이 오늘 밤 버지니아 울프가 꿨던 꿈을 꾸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