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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자기계발 산책(2011이전)

쾌도난마 한국경제(장하준 정승일 대화)

by 굼벵이(조용욱) 202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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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사태 직전 몇 년 동안의 과잉투자는 우리나라 경제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자유화의 결과였다.

자본주의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노동자를 착취해야 성립할 수 있는 체제이다.

박정희 시대의 국가는 자본이 노동자를 착취해 수탈한 부를 생산적 방향으로 투자하도록 강요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박정희의 경제개발과 같은 적극적으로 목표지향적인 방식의 경제개발이 그 과정에서 착취와 저임금 구조를 피할 수만 있었다면 피했으면 좋겠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가능한지 모르겠다.

한국은 경제발전을 포기했다면 모르되 그게 아니라면 대기업 중심으로 나아가야 하는 국가였습니다.

왜냐하면 기술력이 너무 약했거든요

중화학 공업화를 위해 대기업이 필요했던 거지요

무모할 정도로 과감한 투자를 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재벌시스템이었거든요.

즉 재벌은 경제성장을 위한 시스템이었고 그 경제성장 자체는 경제민주화와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업은 11표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11표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초국적 금융자본은 재벌과 노동자들을 함께 공격합니다.

외환위기 이래 발생한 일련의 경제위기가 박정희의 경제개발 노선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박정희 때문이라고 진단해 버린 거죠.

현재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유럽식으로 재벌 시스템을 일정 인정해 주는 대신 재벌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역할을 이끌어내는 대 타협을 이루는 것이다.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개혁세력의 약점은 시장에 대한 맹신입니다.

현실 속에는 엄연히 시장 실패가 존재합니다.

내실 있는 성장을 해 왔기 때문에 삼성도 있고 현대도 있는 겁니다.

최근의 한국경제에서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이 끊어진 이유는 뭡니까?

시설투자를 안하기 때문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고용도 창출되지 않는 거죠.

우리 기술을 자주적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경제개발을 추진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내실 있는 성장이 가능했을까요?

북한이 그렇게 했죠.

그런데 몇 십 년이 지나도 세계시장에 내 놓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더란 이야기입니다.

노동시장 유연화도 주식시장 혹은 주주 자본주의 논리에서 나오는 거죠.

경영자들이 재임기간동안 주식가치를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퇴임 이후 기업이 어떻게 되는 말든 일단 주가부터 올리고 봐야 된다는 단기주의가 판을 치게 되는 것도 그래서죠.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기업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기업에서 주식시장으로 흘러가고 있음

신자유주의는 기본적으로 강자만이 살아남는 체제이자 저성장 체제이다.

게다가 주주 자본주의는 가진 자를 위한 것이다.

주주와 경영자들이 야합해 노동자들을 등치는 체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 신자유주의와 주주 자본주의에 대해 개혁세력들이 열광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무조건적 거부에 기인한다고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한국에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고 하면 곧바로 수량적 유연성만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노동시장에선 기능적 유연성이 훨씬 중요합니다.

일본기업에서는 내부 교육을 통해 노동자들이 여러 가지 기능(다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돕습니다.

우리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유연화가 진행되면서 노사 대립이 더욱 격렬해지고, 그 때문에 국가적인 손실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사회보장제도도 변변찮은 상황에서 해고란 죽으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니까 목숨 걸고 저항할 수밖에 없어요.

궁극적인 책임은 자본 측에 있는 거죠.

기업 매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자를 얼마나 자를 수 있느냐이다.

경영 쪽은 노동시장 유연화가 유일한 살길인 것으로 착각하지 말라.

오히려 고용보장을 통해 생산성 향상 차원이 아닌 경제 전반의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노조는 주적을 잘못 선택한 듯하다.

재벌은 손쉬운 상대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신자유주의적 물결을 타고 들어오는 외국 자본이다.

게다가 노조 쪽은 국민경제 전체의 시각에서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을 시장 논리 그대로 두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저는 소유권이라는 측면에서 은행이 주주의 것이기도 하지만 예금자의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하고 싶어요.

예금자의 보호는 정부가 그 역할을 대행해야 합니다.

이 같은 정부의 역할을 관치금융이라면서 부정하는 것은 금융시장이 자유롭기로 최고라는 미국이라 해도 넘을 수 없는 선을 우리가 넘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이라는 나라는 아직도 국가가 할 일이 많아요.

시장에 맡긴다는 것은 돈 많은 사람들 마음대로 하라는 이야기와 같다.

자유주의의 핵심이 시장의 자유와 사유재산권 수호입니다.

신자유주의는 과거에 민주주의로 인하여 빼앗긴 권력을 되찾자는 이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수량적 유연성은 더 이상 높아질 수도 없습니다.

선진국 중에서 국민의 50%이상이 임시직인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수량적 유연성을 높여 해결하려는 길은 이미 끝났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오히려 비정규직을 줄여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