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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0710 상대방 마음이 순수하면 내 마음도 열린다

by 굼벵이(조용욱) 2021.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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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7.10() : 상대방 마음이 순수하면 내 마음도 열린다.

 

엊그제 지나치게 마신 술로 몸 컨디션이 별로다.

노사협의회 인사실무위원회를 개최하고 상견례를 갖는다며 안동갈비에서 노사간 저녁식사를 같이 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KJW 국장이 굳이 한잔을 더 해야 한다고 잡아끄는 바람에 단란주점 이슬까지 끌려가고 말았다.

PHK 국장은 처음에 내가 가졌던 이미지와는 달리 그날따라 무척이나 순박하게 보였다.

그는 노조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생전 처음으로 본부 국장에 보임되었다.

하지만 당시 회사 분할 반대시위로 생떼를 쓰며 지나치게 극렬한 태도를 보였던 선임자들에게서 잘못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말았다.

그 덕분에 그는 그들을 열심히 흉내 내느라 시건방을 떨며 와일드한 야생마처럼 보이게 행동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그가 노조 집행부에서 보여 왔던 정치적이고 위선에 가득 찬 모습으로 보여졌던 것과는 전혀 다른 순박한 모습을 그 자리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는 내가 그와 동기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황소 같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내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애교까지 떨었다.

나아가 앞으로는 안 되는 걸 억지부리지 않고 회사가 들어줄 수 있는 의안 중심으로 제안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이번에 제안한 내용 중 상당 부분을 수정하거나 의안에서 제외할 의사까지 보여 왔다.

지금까지 보아 왔던 그의 모습과는 다른 순수한 모습의 그를 만나니 경계심 보다는 오히려 마음을 다해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KJH 국장은 언젠가는 내가 꼭 만나서 술 한 잔 하고 싶었던 CCH 국장까지 일부러 불러내어 술자리에 합류시켰다.

CCH는 10년 전 내가 평택에서 느꼈던 이미지 그대로 지금도 깨끗하고 매너 있고 약간은 우수에 찬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더군다나 노래를 어찌나 잘 부르던지 나는 그의 노래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내가 과거에 보아왔던 이미지 그대로 그는 노래마져 무척이나 호소력이 있었다.

그는 정말 뛰어난 팔방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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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일부러 감사실에 들러 노조가 요구한 기능직 순환보직 관련 사항의 긍정적 검토 필요성을 역설하고 가능하다면 노조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줄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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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BSH, KSH와 함께 했다.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관련 신문공고 때문에 기업문화팀에 들렀다가 거기서 변과장을 만나게 되어 점심을 약속했었다.

사철마을에서 점심을 같이 하며 그동안 노사관계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했다.

결론은 OKH 위원장이 회사를 팔아먹었다며 그에 대한 비난으로 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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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에 왕이 있었다.

그는 자기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황금사과를 준다고 공포했다.

어느날 시골 노인이 왕에게 나타나 빈 항아리를 내놓으며 전에 항아리에 가득하게 빌려간 금화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왕은 그에게 돈을 빌린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결국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노인을 인정한 것이다.

돈을 빌리지 않은 게 사실인데 돈을 빌렸다고 주장한 것은 거짓말을 한 것이고 거짓말을 했다면 황금사과를 주어야 한다.

만일 그가 진실을 말했다면 금화를 항아리 가득 주어야 한다.

그래서 결국 왕은 그에게 황금사과를 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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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의견을 내놓을 때 그것을 가지고 절대 다투지 마라.(쇼펜아우어)

 

우리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숨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완전히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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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와 함께 있어라, 다수가 있는 곳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