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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0828 경신이에게 속독학원까지?

by 굼벵이(조용욱) 202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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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8.28() : 경신이에게 속독학원까지?

 

일단 OPC 관련 표준예산을 짜 보았다.

중앙교육원을 이리저리 다그쳐 가면서 자료를 받아내고 억척을 떨었다.

오후 3시에는 YSH 부장이 주최하는 사업부제 관련 회의가 있었다.

그는 아직도 이번 기회에 개혁의 선봉장이 되어 뭔가를 이루어 보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찌 보면 뭘 모르는 순수한 바보 같고 달리 보면 정부의 사주를 받는 사장의 주구 같기도 해서 조금은 안타깝다.

그런 그에게서 지난 과거와 다가올 미래의 내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어쩌면 그도 그런 자리가 무척이나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내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회의 도중 그에게 살짝 눈인사를 하고 먼저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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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예산안을 짜고 나서 CSY이와 함께 예산총괄부 PHK 과장에게 갔다.

예총은 국회 답변자료 준비에 무척이나 분주해 있었다.

P과장은 매사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었다.

그런 그의 모습은 내게 참으로 좋은 이미지로 부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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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소율이에게 내일 아침부터 예산편성 품의서를 작성할 것을 지시하고 나니 무언가 조금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식사로 짬뽕을 시켜 먹고 사업부제 관련 검토서를 작성하다가 10시가 되어 퇴근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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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내게 상의할 일이 있다며 식탁에 마주 앉았다.

그녀는 내게 경신이를 속독학원에 보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일언지하에 반대했다.

경신이는 지금 종합반 학원도 힘겨워하고 있다.

숙제도 힘겨워 제대로 못 해가고 매일 꾸벅꾸벅 존다.

거기다가 눈높이 영어, 수학, 과학에 컴퓨터, 피아노까지 지금까지 벌여 놓은 과외공부만 해도 가지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거기에다 한 달에 25만원 씩이나 하는 학원비를 내며 속독학원엘 보낸다니 내 기준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속독학원까지 추가로 다닐 경우 경신이는 아마도 다른 학원 공부까지 망쳐 멍청이가 될 것이다.

만일 속독학원을 보내고 싶으면 다른 학원을 보내지 말고 거기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아마도 그녀는 나의 이런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자기 의견대로 밀고 나가려 할 것이다.

몸이 무척 피곤했으므로 바로 잠에 빠졌다.

일찍 잠이 들어서 그런지 오늘 아침에는 330분에 잠에서 깨었다.

 

(그시절 엄마들은 정말 극성이었다.

집사람과의 전쟁의 중심엔 항상 아이들에 대한 서로 다른 교육관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보면 내 생각이 옳았다.

지나친 과외에 치어 아이는 결과적으로 독자적인 문제해결능력을 상실했다.

자발적인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공부의 핵심인데 과외에 치어 아이는 그 중요한 능력을 상실했다.

과유불급은 진리이다.

과외공부는 엄마의 욕심으로 시킬 일이 아니고 자신의 필요에 의해 해야함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