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11. 10(일) : 지속되는 감사실과의 소모전
아침부터 감사실 Y가 전화를 했다.
긴급 SOS라며 감사실로 와달라는 것이다.
급히 가보니 정말 가관이었다.
해외사업의 본질도 이해하지 못하는 감사가 본사 이외의 현장근무자에게만 급여를 인상해 줄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런 제안은 해외사업 요원에 대한 사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안이기 때문에 차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사항인데 그걸 안이라고 하나를 더 만들어올 수 없느냐는 것이다.
해외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을 발굴해 내고 프로젝트를 설계하여 입찰에 응하고 수주하는 것이 현장에서 발전기 돌리는 운영 차원의 업무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현장은 지금도 본사보다 임금을 155~210%까지 더 받고 있기 때문에 본사 근무자를 제외하고 현장 근무자를 위해서만 임금을 인상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당초 발안도 현장근무자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고 본사의 기술직군 직원이 제안한 것이므로 그런 의견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였다.
Y는 내자리로 직접 찾아와 그렇다면 현재의 조건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현장근무를 희망하고 있다는 근거자료를 제시하라고 했다.
감사가 깡패란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수많은 직원들 심리상태를 어찌 글이나 말로 된 자료로 제시할 수 있는가 말이다.
계속되는 질문이나 자료요구의 내용이 내가 웃으며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 이하의 것들이다.
J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푸념했다.
이런 사람들이 회사를 이 지경까지 끌고 온 장본인들이라고 하면서 그동안 진행되어왔던 짜증나는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하였다.
J과장은 그 사정을 해외사업단장에게 즉보 하겠다고 하였다.
결국 이 일의 결말은 해외사업단장이 OOOO처장에게 지시하여 감사한테 직접 설명하는 것으로 종결되었다.
정치적으로 해결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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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그 중요한 시간들을 쓸데없는 소모전으로 소일했다.
R부장과 마지막까지 관련 업무 협의를 한 후 Y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귀가했다.
나는 Y의 무임금 전속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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