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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1113 헛수고

by 굼벵이(조용욱) 2021.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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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1. 13() : 한심한 감사실

 

감사실 Y과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가 요구한 자료를 왜 가져오지 않느냐는 것이다.

요구할 자료를 요구해야지 감사랍시고 제멋대로 요구하는 구할 수도 없을뿐더러 입증이 불가능한 자료(직원들이 해외 현장근무를 선호한다는 입증자료)를 어디서 어떻게 구한단 말인가!

전날의 과음으로 비몽사몽의 상태에서 고민 끝에 6직급 자기신고 현황을 작성하여 발령사항과 함께 가지고 갔다.

감사실에서 일상감사팀장2시간 30여분 동안 해외사업 활성화 방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그런 감사실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고 그들의 그런 업무처리 스타일은 있어서는 안 되는 폐단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나는 의미 없이 내 시간만 빼앗긴 셈이다.

이런 불합리한 사태를 내가 R부장에게 그대로 전달하며 해외사업처장이 직접 감사와 상의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말을 전한 뒤 처장님께 현황을 보고했다.

 

솔직히 내키지 않는 보고서를 작성하려 하니 몸만 더욱 피곤해진다.

몸이 너무 피곤하였으므로 더이상 검토서를 만들어낼 수 없었다.

현행 제도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데에도 실무부서에서 마치 제도상 문제가 있어 해외사업이 잘되지 않는 것처럼 보고하는 바람에 사장이 불필요한 지시를 하고 따라서 결국 그 모든 것에 대한 검토 책임이 나에게로 귀착되었기 때문이다.

일찍 귀가해 컴 앞에 앉았지만 너무 졸려 더이상 일을 할 수가 없기에 11시 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내 스스로가 참 대견스럽다.

어떻게 그 많은 일들을 끓어오르는 분노와 짜증들을 삼켜내며 회사에서건 집에서건 밤낮으로 군소리 없이 꾸벅꾸벅 해 나갔는지 모른다.

요즘 젊은 사람들 같으면 아마도 노동사무소를 들락거리거나 나 몰라라 뒤집어 졌을 거다.

그런데 실은 나처럼 안 해도 회사는 어떻게든 돌아간다.

나는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하는 줄 알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