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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2

20021231 그해 끝날의 각오

by 굼벵이(조용욱) 202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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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2. 31()

 

11시에 종무식을 했다.

전례 없이 사장이 종무식 자리에 나타나 격려사를 해 주었다.

사장은 청산유수처럼 유창한 언변으로 우리들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국정원 모토처럼 우리네 총무 관련 부서는 늘 그렇게 음지에서 궂은일 뒤치다꺼리만 한다는 논조로 우리를 위로하며 과거 공직생활 할 때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우리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처장은 내게 당신은 맥주 킬러니까 가득 부어주어야지하시면서 잔을 가득 메워 맥주를 따라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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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관리본부 새해설계를 작성하여 전무님께 보여드렸더니 OOO추진실 관련사항에 지식경영을 한 줄 더 추가하라고 해서 이를 수정한 후 홍보실 LBD과장에게 이메일 송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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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OOOO인력 철수계획을 작성하던 중에 종무식이 이어지고 종무식이 끝난 후 모두들 귀가하는 분위기였으므로 마이폴더에 올려 집에서 일하기로 하고 신운섭과장이 보내온 영화 파일과 함께 검토서를 프리챌 마이폴더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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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자마자 테니스가방을 메고 잠실테니스장으로 향했다.

5게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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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die another day를 보았다.

북한군과의 전투를 주제로 담은 영화인데 내가 보기에는 별로인 것 같다.

졸음이 마구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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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TV를 보는 것은 시간만 죽이는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다.

봉순이언니를 꺼내 들어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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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우선 다음 네 가지를 이행하기로 결심했다.

1. 책을 100권 이상 읽을 것(한 주에 2권 이상)

2. 매일 매일 거르지 않고 일기를 쓸 것

3. 새로운 아침을 웃음으로 열고 피곤한 저녁도 웃음으로 잠들 것

4. 매일 30분 이상 영어공부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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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렇게 정리했다.

 

나는 나의 소명이 무엇인지 안다.

하나님이 내게 천부적으로 주신 소명대로 나는 지금껏 살아왔고 앞으로도 모든 일이 그렇게 진행될 것임을 안다.

내 삶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나의 뜻대로 이루어져 왔다.

나는 앞으로 이 회사의 유능한 CEO로 성장할 것이다.

인사정책을 진두지휘하며 승승장구하다가 사업소장으로 나가 management 실무경험을 축적한 후 이 회사의 CEO가 될 것이다.

내가 뜻하는 바는 모두 이루어진다.

나는 우선 내년에 승진하고 인사관리팀으로부터 독립선언을 할 것이다.

인사제도를 독자적인 관점에서 이끌어나갈 것이다.

인사제도가 인사관리팀장의 지시를 받아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놓고 보면 너무도 많은 폐해가 있었다.

Y는 지금도 계속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려 무리한 요구를 한다.

욕심이 지나치게 많고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회사를 잘못 이끌고 나가는 바람에 결국 회사가 이 모양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치게 돈을 밝히고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포스트에 배치되어 회사 전체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그는 나를 승진시킨 후 다른 자리로 수평이동 하는 것이 회사를 위하는 길이다.

Y가 저 혼자만 승진할 경우 수많은 보이지 않는 화살들이 그에게 집중될 것이고 그것이 결국 곪았던 문제를 터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됨으로써 스스로를 생매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과거 M씨 천하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기특한 것은 그가 나를 꼭 승진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걸 못하고 자기만 승진하려 할 경우 그는 죽는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저와 이 회사와 나라를 위해서 저는 이번에 꼭 승진을 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