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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102 This year's Resolution

by 굼벵이(조용욱) 202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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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 2()

 

이른 아침부터 전무님 방, 처장님 방을 돌며 새해인사를 했다.

새해가 되면 전통적으로 아침 일찍부터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새해인사를 한다.

이번에는 Y가 먼저 앞장서 설치며 돌아다닌다.

KEDO 철수계획 검토를 마친 후 OOO보고서와 함께 Y에게 넘겼다.

그는 그걸 보지도 않고 깔고 뭉개다가 퇴근시간이 넘어서야 내게 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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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year's Resolution을 영어로 적어서 책상 앞에 붙여놓았다.

1. 책을 100권 이상 읽을 것(한 주에 2권 이상)

2. 매일 매일 거르지 않고 일기를 쓸 것

3. 새로운 아침을 웃음으로 열고 피곤한 저녁도 웃음으로 잠들 것

4. 매일 30분 이상 영어공부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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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LSK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전무님 인터뷰할 자료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인터뷰 자료를 만들어 전무님 책상 위에 놓아드렸다.

전무님도 여기저기 신년인사 다니시느라 바쁘셨기에 그냥 책상 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잠시 후 전무님으로부터 전화가 와 몇 가지 수정을 주문하시기에 고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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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먹고 사는지 모르지만 이 한 겨울에 작은 날 파리 한 마리가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 요리조리 날아다닌다.

철없는 날파리다.

왠지 봉순이 언니에 나오는 다섯살 작은 꼬마 녀석 같다는 생각에 귀여워지기까지 한다.

그 녀석이 날아가버리면 왠지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사람의 생각이란 이렇게 벌레 안에서도 사람을 본다.

그게 사회도 만들고 나라도 만들고 화폐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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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가 또 저녁식사를 하고 가잔다.

그는 집에 저녁밥을 해주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백암 순대국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평소와 달리 오늘은 그가 술을 안 마시려 했다.

소주를 한 병 시켰는데 K, S과장 모두 안 마시려 해서 각자 한 잔씩만 마시고 나머지는 내가 마셨다.

돌아오는 길에 WAX에 들렀다.

김 사장은 친구랑 함께 있었다.

셋이서 맥주를 마셨다.

김사장은 내가 더 머물기를 바랬지만 새해부터는 11시 이전에 귀가한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 같아 미안하지만 11시 조금 넘어 일어서 귀가했다.

김사장이 친구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이 내 가슴으로 흐르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