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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104 아전놀음에 무너져가는 공룡

by 굼벵이(조용욱) 2021.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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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 4()

 

어제의 과음으로 늦게 일어났다.

부랴부랴 세수를 마치고 회사에 출근해 회사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심한 숙취로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공모제 관련 자료들을 수집해 검토하기 시작했다.

1960파라다이스에서 초대가 왔으므로 채팅에 잠시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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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Y 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생각 상당 부분이 나와 일치하고 있었다.

그는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현실에만 급급하여 미봉책으로 이어지는 제도 개선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는 C사장에 대하여 심하게 욕을 해댔다.

사실 C사장은 애초부터 현실과는 거리가 먼 사이코 경영자였다.

전전의 J사장은 더욱 심한 psychopathic boss였다.

그런 사람들의 잘못된 경영이 지속되면서 결국 이 회사를 무너뜨린 거다.

거기에 X같은 사람들이 빌붙어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거다.

최고경영자의 의지면 백년 역사를 가진 회사의 근간이 되는 인사제도고 뭐고 무조건 한 방에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회사의 과거나 미래는 외면한 채 자기 개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어가는 부류의 아전들이 득시글거리는 판에서 회사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공기업이 아니라면 망해도 한참 전에 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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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는 자신이 생각하는 운영 현실에 걸림돌이 되는 것들은 모두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고 자기 멋대로 제도를 바꾸어나가려 한다.

나 자신도 내가 만든 제도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버려야 하지만 그도 잘못된 편견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인사이동에 비연고지 장기근속자를 우선하여 연고지로 보내주는 것은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당연한 일인데 이를 적극적으로 준수해야 할 사람이 오히려 이런 조항들 모두가 잘못된 것으로 이야기한다.

자신의 자의적인 운영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제멋대로 인사를 하고 싶은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잘못된 규정이고 그래서 이를 전부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 승진을 코앞에 둔 어려운 시기에도 너무나 자주 그와 이념적으로 부딪힌다.

그의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현실주의적인 발상과 나의 이상주의적 이념이 심한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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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사람이 없다.

옛 영광의 부활을 가져올 진정한 사람이 필요한데 사람이 없다.

약삭빠른 아전 나부랭이들은 줄 대기에만 연연하며 회사 기둥이 썩어 문드러지는 줄도 모른다.

참사람이 없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다.

적어도 20%는 살아있어야 하는데 모두가 구린내를 풍기니 머지않아 회사의 붕괴를 예고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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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X를 모셔다 드리고 왔다.

어제의 과음으로 인한 피로가 몰려와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