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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110 미친 개도 어릴 땐 순한 양이었다

by 굼벵이(조용욱) 2021.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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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 10()

 

OO처 L 과장이 C과장과 함께 우리팀을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덕분에 어제에 이어 오늘도 석산에서 식사를 했다.

석산의 수정씨는 어제 우리와 그리 오랫동안 수다를 떨고도 내가 누군지 기억해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약삭빠른 사업가 개미 사장이었다면 아마도 나를 금방 알아차리고 살살거리며 어제에 이어 비즈니스를 했을 것이다.

확실히 사장과 종업원은 생각에 차이가 있다.

급하게 점심을 마치고 들어오니 12시 반 쯤 되었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먹는 시간보다 오히려 짧게 걸린 듯하다.

 

(그랬던 C가 10년 뒤에 얼마나 포악한 괴물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쳤는지 모른다.

제 힘이나 능력도 아닌 아버지의 후광과 물려받은 재산, 빽을 믿고 그가 주변 사람들에게 준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도 그 희생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결국 스스로 자신이 사이코패스이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회사는 그런 그를 중용하여 손에 칼을 쥐어 주었고 그의 칼춤에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회사는 그런 그에게 중책을 맡기고 있다.

빽이란 참으로 위대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정치나 권력에 눈을 돌리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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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능직에게 주임대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영 어색해 어떻게 좀 다른 용어를 찾아볼까 싶어서 전화를 한 것이다.

주임대우라는 말은 어느 나라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용어인 만큼 달리 생각할 수 없는지를 물었다.

그런 용어를 사규에 넣는 것이 내 스스로 조금 창피하다고 했다.

그는 대뜸 화를 내며 분노를 폭발시켰다.

노조가 요구하는 일이 창피스러운 일이냐며 큰소리를 쳤다.

그와 대화를 나누기가 정말 어렵다.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면 노조를 우습게 안다고 하고, 내 감정을 감추자니 내가 답답하다.

저 혼자서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어쩌다 내가 한마디 끼어들면 길길이 뛰며 큰소리로 분노를 표출하는 식의 대화는 정말 견디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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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간부 심사승격 관련 검토서를 팀장에게 넘겼다.

그는 내 진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다면평가제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다면평가 점수를 20점으로 배점하라고 지시했다.

이어서 2, 3직급 다면평가와 동일한 방식으로 하라는 요구까지 했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우선 일반직원의 경우에는 특이평가의 배제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도는 단순한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정확한 룰을 만들어 주어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늘 운영의 편이성에만 집착하여 쉽게만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번에도 수없이 보여주며 논의한 검토서인데 이제와서 이의를 제기하며 엉뚱한 주문을 하고있는 것이다.

그가 파일럿 테스트를 해보자고 한다.

그의 생각을 받아들여 우선 시간을 벌기로 했다.

그가 승진 등으로 자리를 떴을 때 하더라도 늦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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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승진을 위한 T/O 문제를 그와 상의하였다.

중이 제머리를 깎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문제해결을 위해 OO처장과 A 과장 그리고 M팀장을 만나고 왔다.

나의 승진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난 정말 모든 걸 내려놓고 견마지로를 아끼지 않았다.)

일단 우리가 기획처에 정원변경 요청서를 보내주기로 하였다.

나는 부랴부랴 검토서를 만들어 L과장에게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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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가 오늘은 그냥 집에서 식사를 하겠다고 해서 그를 바래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