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 22(수)
지난 노사협의회에서 노조가 OO원 직능등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노사합동으로 사업소 현장 실태를 조사하자고 하여 실태조사 계획을 수립하였다.
실태조사 방법은 전에 내가 판매사업단 혁신방안을 수립하기 위하여 사용했던 방법을 적용했다.
직무조사와 더불어 일일업무 수행내역을 분석해야 하므로 많은 어려움이 수반되는 것은 사실이다.
노조 K가 공문을 발송하기 전에 자기와 상의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사전에 상의한다면 K는 공문을 발송하지 못하게 할 것이 뻔하다.
왜냐하면 직무조사는 조합원들을 불편하게 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조합이 조합원들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먼저 공문을 발송한 후에 서류를 노조에 가져다주었더니 잠시 후 K국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노조본부로 올라와 이야기 좀 하자는 것이다.
나는 못 간다고 했다.
차라리 휴게실이나 복도에서 만나거나 인사처장 방 옆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랬더니 K국장과 P국장이 씩씩거리면서 우리 회의실로 내려와서는 무슨 저의를 가지고 실태조사 계획을 만들었느냐고 하면서 따지기 시작하였다.
이런 항목은 왜 넣었느냐, 저런 항목은 왜 만들었느냐고 하면서 불만 섞인 큰소리를 내며 이것저것 따지고 들었다.
나는 당신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서 그런 항목들을 넣었고 회사가 필요해서 만들었다고 응수했다.
점점 감정이 고조되면서 견디다 못해 K국장에게
“당신은 지금 당신 생각만을 나에게 강요하고 있잖아!”하면서 큰소리로 쏘아붙였다.
자칫 싸움이 대판으로 벌어질 뻔 하자 P국장이 중재에 나섰다.
노조는 지금껏 실태조사라는 미명하에 적당히 술이나 한잔 먹고 대충 바람쐬기 위해 여기저기 사업소를 놀러다녔었다.
내가 그걸 까부수며 너무 타이트한 직무조사 계획을 수립해 놓으니까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려고 그렇게 한 것 아니냐면서 시비를 붙어온 것이다.
거의 두 시간 가깝게 기싸움을 벌였다.
귀한 오전 시간을 그렇게 말싸움으로 보낸 셈이다.
오후 4시쯤 되었을까 노조 O처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 여러 가지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구차한 변명과 느물거림이 뒤섞여있어 모른 체하며 그저
“예” “예”만 연속하다가 마지막으로 “알았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는 아마도 나를 설득시켰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쁜 사람들!
개인의 영달과 집권을 위해 회사의 미래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이번 승진 인사에 함께 모여 서로 돕자며 본사 처실별 핵심인물 중심으로 홍사모를 결성하였다.
말은 홍어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인데 내가 우리집 근처 홍어집에 초대하면서 붙인 이름일 뿐이다.
OO실 M, 경OOO처 H, 자OOO처 L, 영O처 K, 노O처 O 그리고 나 여섯명으로 출발하였다.
“나는 여러분들이 이번에 서로 다른 처실에서 함께 도와서 모두 부장으로 승진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그렇게 돕고 또 그렇게 승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인사”라고 말해주었다.
모두들 좋아하는 눈치다.
내가 초대했으므로 내가 내려고 했지만 H과장이 마지막까지 술값을 내겠다고 고집해 그에게 기회를 주었다.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 > 2003'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30124 무두일 (0) | 2021.11.11 |
---|---|
20030123 직거래 (0) | 2021.11.11 |
20030121 후배들과의 저녁약속 (0) | 2021.11.08 |
20030119 OO회 모임후기 (0) | 2021.11.04 |
20030118 OO회 모임을 주선하며 (0) | 2021.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