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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파친코(이민진)

by 굼벵이(조용욱) 202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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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나쁜 사람을 보고 싶니?

그럼 평범한 사람은 상상도 못할 성공을 안겨줘봐

언제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한번 보는 거야

훈이는 조선이 독립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을 돌보는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그런 훈이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훈이는 언청이에 다리병신이어서 못생긴 데에다 말도 동작도 느리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심한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세상을 더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기초단위는 가족이다.

가족이 건전해야 사회가, 나라가, 인류가 건전하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했지 않는가!

이는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살아보면 그 말이 왜 진리인지 알게 된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한다면 단순히 주님을 흠모하거나 두려워하고 주님에게 우리가 원하는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주님의 감정을 알아야 해

주님은 우리의 죄 때문에 괴로워 하실게 분명 하니까

우리는 주님의 고뇌를 이해해야 하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주님의 감정과 상관없이 언제나 하나님께 내가 원하는 것을 요구한다.

매일 아침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도 나의 요구, 엄밀히 따지만 나와 우리 가족에 대한 요구다.

남들을 위한다거나 나라, 인류를 위해 기도해 본 적은 없다.

나와 내 가족이 건전하고 행복하게 살면 나라나 인류도 그렇게 될거라고 믿으니까.

그렇게 되게 하는게 하나님 역할이라고 믿으니까.

나의 기도는 궁극에 나를 변화시키고, 가족을 변화시키고, 하느님을 변화시켜 내가 원하는 일들이 이루어지게 한다고 믿는다.)

노아는 그냥 자연과 책 아이들 몇 명과 함께 하는 매우 순수한 삶을 누리고 싶었다

자신이 말년에도 혼자서 책을 읽으며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리라는 걸 알았다

(나도 그러고 싶었고 결국 그런 꿈을 이루었다.

퇴직과 동시에 주저없이 농막으로 내려와 홀로 호젓한 삶을 살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과 달리 하나님은 또다른 미션을 준비해 놓으셨다.

형님이 걺어진 짐을 덜어 내가 대신 지라고 하신거다. 

그게 아니라고, 난 홀로 자유롭게 살고싶다고 발버둥쳤지만 하나님의 밧줄은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그걸 거역하는 순간 나는 평정심을 잃고 걱정, 불안과 초조로 이어지는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었다.

그래 그게 하나님 뜻이라면 순종하며 그 안에서 더 큰 자유를 찾자고...)

 

​장로교회 목사였던 아버지는 하나님의 의도를 믿었지만 모자수는 인생이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기대하는 파친코 게임과 같다고 생각했다

모든것이 정해져 있는것처럼 보이면서도 희망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게임에 손님들이 빠지는 이유를 모자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에쓰코의 아버지는 외판원으로 값비싼 생명보험 상품을 감당하지도 못할 고립된 주부들에게 판매했고 모자수는 성인 남녀들이 돈을 따기 위해 핀볼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두 남자 모두 가능성과 공포, 고독을 이용해서 돈을 벌었다

매일 아침 모자수와 직원들은 승자는 적고 패자가 많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기계를 손봤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행운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게임을 했다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화를 낼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면에서 에스코는 자주 큰 실수를 했다

아이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라고 느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믿어보라고 가르치지 못한것이다

파친코는 어리석은 게임이었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그래 그게 좋아 터프가이 잘 들어둬

성공에는 세금이 붙는 법이야

내가 뭔가를 잘하면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 빚을 갚아야 해

반대로 내가 일을 잘 못해도 실패 세금을 내야지

누구나 무언가를 지불하는 거야

당연히 최악의 세금은 보통사람들에게 부과되는 일반세야

실패 세금을 내는 사람들은 대개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시기에 태어나 부러진 손톱으로 간신히 이땅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이야

그 사람들은 이 게임의 빌어먹을 규칙도 몰라

그러니 그들이 진다 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지

그런 인간들을 엿 먹이고 짓밟고 또 짓밟는 게 인생이야

​그러니까 그런 패배자들은 에베레스트 산을 올라가야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어

50만명 중 한두명 정도가 거기서 탈출 하지만 나머지는 평생 그 빌어먹을 세금을 내면서 살다가 죽지

신이 존재하고 공정하다면 사후에는 그런 사람들이 더 좋은 자리를 차지 해야 할 거야

​그런데 말이야

자기들 그림자도 무서워 하는 신체 건강한 중산층 사람들은 전부 다 정기적으로 분기마다 일반세를 복리까지 쳐서 할부로 내고 있어

안전하게 살다 보면 그렇게 된다고 하지만 나라면 그런 게임따위는 집어 치울꺼야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이득을 다 이용할 거라고

날 깔아 뭉개려는 인간은 누구든 때려 눕힐거야

멍청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수는 없지

특히 그런것을 받을 자격도 없는 놈들한테는 말이야

찌질한 녀석들은 눈물 쏙 빠지게 밟아 줘야 해 

그럼 성공 세금은 시기때문에 생긴 하는 거고 실패 세금은 착취때문에 생긴거군요

알겠어요

일반 세금은 너처럼 자신이 보통사람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이 내는 거야

내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무거운 세금이지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를바가 없다는 걸 아는것보다 더 끔찍한 건 없어

남들과 똑같다니 그 만큼 형편 없고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또 없지

그런데 훌륭한 선조들이 태어난 이 위대한 일본이라는 나라에서는 모두가 남들과 똑같아지고 싶어해

그래서 살기 안전한 곳이지만 공룡마을이기도 하지

멸종된 곳이라는 얘기야

네 몫을 떼어다가 어디 다른 곳에 투자해

누군가는 너같은 젊은이에게 이나라의 진실을 알려 줘야지

일본은 전쟁에 져서 또는 나쁜 짓을 해서 망하는 게 아니야

더 이상 전쟁이 없어서 평화로운 시기에는 사람들이 보통 사람이 되고 싶어 하며 남과 달라지는 걸 끔찍하게 무서워 하기때문에 망하는 거야

그게 아니면 일본의 엘리트 층은 영국인과 백인이 되고 싶어 하지

​딱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이야 

자신들이 진짜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실제로는 중산층이 아닌데도 자신들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했다

 

​이 세상은 더러워 솔로몬

깨끗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

살아가는건 더러워지는 거야

​좋은 가문 출신의 IBJ라는 근사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 봤어

그 인간들은 침대에서 구역질이 나는 짓을 하는 걸 좋아해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하면서 나쁜짓을 하지만 잡히지 않지

내가 만났던 대부분의 인간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의 것을 훔쳤어

그 인간들은 너무 겁이 많아서 진짜 야망을 품지도 못해

잘들어 솔로몬

여기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야 알겠어?

 

​선자가 그리워하는 사람은 한수도 심지어는 이삭도 아니었다

선자가 꿈속에서 다시 마주한 것은 젊음과 시작, 소망이었다

그랬다

선자는 그렇게 한 여자가 되었다

한수와 이삭 노아가 없었다면 이 땅으로 오는 순례의 길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할머니가 된 지금 이 순간에도 일상 너머로 아름다움과 영광이 반짝거리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해도 그것이 진실이었다

위안이 되는것은 사랑했던 사람들은 항상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나는 아직도 무엇을 소망하고 꿈꾸지만 그게 돈을 벌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냥 나만의 자유로운 삶을 위한 것이다.

그런 삶도 하나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