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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시민의 불복종(헨리 데이빗 소로우)

by 굼벵이(조용욱) 2021.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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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정부는 기껏해야 하나의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가 거의 언제나 불편한 존재이고 모든 정부가 때로는 불편한 존재이다

각 사람들은 자신의 존경을 받을 만한 정부가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바로 그것이 보다 나은 정부를 얻을 수 있는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내가 떠맡을 권리가 있는 나의 유일한 책무는 어떤 때이고 간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일이다.

단체에는 양심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 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만한 하인이나 도구가 되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고귀하게 태어났다

(세익스피어)

몇 사람이라도 '절대적으로 선한 사람'이 어디엔가 있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전체를 발효시킬 효모이기 때문이다

투표는 모두 일종의 도박이다

장기나 주사위놀이와 같다

단지 약간의 도덕적 색채를 띄었을 뿐이다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쪽에 표를 던지겠지만 옳은 쪽이 승리를 해야 한다며 목숨을 걸 정도는 아니다

나는 그 문제를 다수에게 맡기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책임은 편의의 책임 정도를 결코 넘지 못한다

정의의 편에 투표하는 것도 정의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정의가 승리하길 바란다는 당신의 의사를 사람들에게 가볍게 표시하는 것일 뿐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정의를 운수에 맡기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정의가 다수의 힘을 통해 실현되기를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대중의 행동에는 덕이란 게 별로 없다

원칙에 따른 행동 즉 정의를 알고 실천하는 것은 삶을 변화시키고 관계를 변화 시킨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혁명적이며 과거에 있던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것은 국가와 교회를 갈라놓으며 가족을 갈라 놓는다

심지어 그것은 한 개인조차도 갈라놓는다

한 개인 속에 있는 악마적인 요소와 신적인 요소를 분리시키는 것이다

당신의 온몸으로 투표하라

단지 한조각의 종이가 아니라 당신의 영향력 전부를 던져라

소수가 무력한 것은 다수에게 다소곳이 순응하고 있을 때이다

그때는 이미 소수라고 할수도 없다

그러나 소수가 전력을 다해 막을 때 거역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된다

단언하지만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덕은 적다

왜냐하면 돈이 사람과 그의 목적물 사이에 끼어들어 그를 위해 그것들을 획득해 주기 때문이다

사람이 부자가 되었을 때 자신의 교양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그가 가난했을 때 품었던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재산을 모으는 것은 헛수고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 또한 빼앗길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어디 남의 땅을 조금 빌리거나 또는 무단점유하여 소량의 농사만을 지어 곧 먹어 버려야 할 것이다

별 여유 없이 근근히 살아야 하고 자신만을 의지해야 할 것이다

또 짐을 꾸려 놓고 언제라도 떠날 채비가 되어있어야 하며 여러가지 일을 벌려 놔서는 안 될 것이다

한 알의 도토리와 한 알의 밤이 나란히 땅에 떨어졌을 때 한쪽이 잘 자라도록 따른 쪽이 양보하여 성장을 멈추고 있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둘 다 각자의 법칙에 따라 싹이 트고 자라서 커질 만큼 커지다가 어느 한 나무가 다른 나무를 그늘로 가려 죽게 만들고야 말리라

식물은 자신의 천성에 따라 살지 못하면 죽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나는 나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선량한 이웃이나 친구로 어느 정도나 신뢰할 수 있는가를 보았다

그들의 우정은 평온한 시절만의 우정이고 그들은 올바른 일을 하려고 애쓰지도 않으며 그들이 가진 편견과 미신으로 인해 나와는 중국 사람이나 말레이 사람만큼이나 다른 인종에 속한다는 것을 알았다

또 그들은 인류를 위한 희생에서도 위험스러운 짓은 아예 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단지 재산상의 손해만 가져오는 일마저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도둑이 자기들을 대하듯이 그들도 도둑을 대하는 이상의 고결함은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과 또 형식적인 규율의 준수와 약간의 기도를 통하여 그리고 가끔 별 쓸모없는 곧은 길을 걸음으로써 구원받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절대적 진리는 스스로와 항상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불의와 양립할 수도 있는 정의를 드러내는 일에 주요한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