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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413 한꺼번에 몰아쓰는 일기

by 굼벵이(조용욱) 2021.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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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4. 13()

참으로 긴 시간 동안 일기쓰기를 못했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는 일기를 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새 참으로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먼저 KSH처장님이 인력관리처장으로 발령받아 나와는 직속 상사로 두 번째 모시는 인연을 쌓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에게 맞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일기를 쓸 수 없었던 이유도 거기에서 기인한다.

그는 부하직원인 내가 언제나 자기보다 더 일찍 출근하여야 한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요구하였다.

그의 출근 시간이 730분이기 때문에 적어도 7시 이전까지 출근해야 했으므로 그동안 그 시간에 써왔던 일기를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그와 함께 지내는 동안 내 인내력의 한계를 확장하며 정신수양에 많은 도움을 주는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파견자들의 투쟁에 교섭위원으로 참석하여 34일간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며 시달려야 했다는 것이다.

파견자들은 3. 30일 일요일에 여의도 공원에 모여 한국노총과 함께하는 공공부문 노조 배전분할 저지 투쟁에 동참했다가 본사 로비로 집결했다.

본사 로비에서 잠을 자고는 다음날인 31일부터 본사노조 지부의 협조를 받아 공식적인 투쟁을 이어나갔다.

41일은 모두 자신들의 월차를 사용하면서 투쟁했다.

42일은 자회사 창립기념일이라 휴무일이다.

결국 4. 1일 하루 휴가를 내어 34일간의 투쟁 일정을 잡아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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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협상은 밀고 밀리면서 심한 공방이 이어졌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가 골치 아프게 벌이는 신경전과 상관없이 사장은 본부노조위원장과 이면합의를 추진했고 그 공로를 모두 본부노조 위원장에게 돌리는 일이 벌어져 아연실색했다.

당초 우리가 사장과 약속한 최후의 협상대안(BATNA)은 자회사로 전적하는 직원들에게 2년간의 모자회사간 임금차액 정산분만 지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장은 사측 협상대표인 우리도 모르게 추가로 3백만원의 전적위로금까지 지급하겠다고 본부노조위원장에게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노조 E수석부위원장에게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우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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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일 밤 10시에 합의안에 대한 투표결과 찬성 78, 반대 15, 무효 3표로 가결되었다.

타결안에 불만족해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시위를 통해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좋아하며 벅찬 가슴을 안고 돌아가는 듯했다.

우리는 곧바로 파견연장 발령을 냈다.

(결국은 돈이란 생각에 마음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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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2직급 발령이 있었고 3직급 발령도 계속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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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까지 파견자 중 교차전적 신청을 받았는데 신청자 총 95명 중 91명이 HN을 가겠다고 했다.

이를 집계하여 자회사 인사부장들을 불러 나누어 주면서 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 줄 것을 부탁했다.

아울러 금년에는 이렇게 좋은 조건으로 전적 기회를 부여하지만 내년에는 더 이상의 파견 연장은 어려울 것이며 연장 기간이 종료되면 아마도 정리해고의 수순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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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한나라당 의원 사무실에서 보좌관 B(그는 B의원의 친동생이다)으로부터 인사처장에게 전화가 왔다.

P복합에 근무하는 파견자 L를 HN으로 보내달라는 청탁인데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자 화가 난 그가 합의문건을 보자고 요구했던 것이다.

인력관리처장에게 합의문 사본을 fax 송신해 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그 문건이 외부에 유출되면 임금정산이나 전적위로금 문제가 불거져 나오기 때문에 양해를 구해보려고 내가 전화를 했더니(사실은 Y팀장이 나보고 전화해서 해결하라는 요구가 있었음) B보좌관은 고래고래 고함을 치면서 1급 비밀도 다루는 국회를 우습게 아냐면서 사장에게 직접 말해서 가지고 오도록 하기 전에 직접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협박을 했다.

비는 부슬부슬 뿌리는데 재수가 없으려니 회사 차 배정도 못 받고 내 차로 여의도를 헤매며 간신히 그를 찾아가 면담을 했다.

그는 전형적인 정치꾼이었는데 거의 사기꾼 수준이다.

무조건 L를 HN으로 보내라는 것이었고 그를 보내주면 아무것도 문제 삼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를 문제 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 결정권은 내게 있는 것이 아니고 HN사장에게 있다고 하자 그는 그 자리에서 B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HN C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하도록 하면서 C사장의 핸드폰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는 내게 우리회사의 부장 승진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던데 승진을 축하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4.11일 상황)

천방지축 으르고 뺨 치면서 허세를 부리는 그는 전형적인 정치 모리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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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 LC 그리고 LY 부장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곰바위에서 양곱창을 먹고는 맥주집에서 입가심 생맥주 한잔씩 더 했다.

곰바위를 나오기 전에 나는 집사람에게 차를 가지러 나오라고 전화했었다.

누군가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내들이 남편을 위해 저녁에 차를 가지러 나오거나 차를 가지고 술 취한 남편을 모셔가는 것을 귀찮아 할 것 같이 생각하지만 오히려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런 행위가 애정을 북돋우기 때문이란다.

일면 맞는 듯해 오늘 처음 시도해 봤는데 그녀는 정말로 나쁜 기색을 전혀 내비치지 않았었다.

곰바위를 막 나섰는데 전화벨이 울리며 그녀가 도착 소식을 전해왔다.

그런데 LY부장이 맥주 한잔 더하고 가자고 해 그녀에게 맥주 한잔 더하고 가겠다고 했는데 LC부장이 내 전화를 가로채더니 집사람에게 무어라 횡설수설했다.

덕분에 집사람은 가지도 못하고 차 안에서 떨면서 한 시간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줄도 모르고 맥주를 마신 후 KY랑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에 집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가 그녀를 KY부장 집 근처로 오도록 하는 동안 김부장은 그의 처를 나오라고 해 근처 카페에서 차와 맥주를 마셨는데 졸음이 쏟아졌으므로 작은 맥주 3병만 마시고 바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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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토요일은 휴무일인데 처장이 근무하는 날이고 별다른 스케줄이 없어 그냥 회사에 출근했다.

Y팀장도 전날 저녁 나의 출근을 요구했었다.

그의 요구가 없었어도 나 스스로 출근할 생각이었다.

OO고시 OO승격제를 공시하기 위하여 처장님 품의를 받는데 문체를 좀 더 간결하게 해 줄 것을 요구해 와 두 번의 퇴짜 끝에 결재를 내었다.

그러면서도 기분 나쁜 기색 없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처장님 의견이 맞는 것 같네요

라고 추임새를 넣었더니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의 표정에서 천진함 마저 느꼈다.

잠시 틈을 내어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처장이 내 자리로 와서 보고는 근무시간 중에 공부를 한다고 핀잔을 주었다.

근무일도 아닌 휴무일에 나와서 근무하는데 그런 말씀하면 안 된다고 하고 싶었지만

꾸욱 참고 정신수양 삼아 모든 것을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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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시합이 있었다.

12명이 참석하였는데 내가 P부처장과 한 조가 되었다.

그와 한 조가 되면 무척 부담스럽다.

그는 승부에 집착하며 시합 내내 구시렁거리기 때문에 함께 호흡을 맞추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결국 32패로 전체 2등을 하였다.

시합을 마치고 모처럼 고덕동 소머리국밥집엘 갔다.

93년인가 처음 그 집에 갔을 때 느꼈던 국밥 맛을 잊을 수가 없다.

테니스가 끝나고 5000원을 회비로 내면 4500원은 국밥값이고 500원은 맥주값으로 딱 맞아떨어졌는데 그렇게 기분 좋게 맛날 수가 없었다.

이후 국밥값이 올라 회비부담으로 자주는 못 가고 후원을 받거나 대회를 마친 후 가끔씩 가는데 거기 가는 날이면 언제나 입에 침이 돌고 설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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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기적을 낳는 7가지 생활습관)

남과 비교하면 결코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 수 없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은 당신은 오직 한 사람 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언제나 그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마음속의 감정이나 생각, 욕구 등은 당신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당신과 일치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이를 받아들인다면 당신의 행동이나 당신의 모습 자체에 대해 왜 남에게 인정을 받고 이해를 받아야 하는가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독특한 존재인데 모두가 약간 특별한 사람에게 너무 압도당하고 있는 것 같다.

행복해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부정적인 사고방식이다.

 

 

(몰입의 즐거움)

인간의 행복은 결국 몰입(flow)경험이다.

누가 더 많은 시간을, 그리고 더 자주 몰입에 빠질 수 있는가에 따라 인간의 행복이 결정된다.

몰입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온 능력을 최고조로 발휘할 때 도달하는 상태로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행동이 이루어지는 것

으로 정의된다.

우주에는 무질서로 돌아가려는 힘 즉 엔트로피의 원리가 존재한다.

이는 이를테면 악의 원리이다.

따라서 이에 저항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모든 체계는 엔트로피와 악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는 일이다.

 

 

(the path to prosperity)

불순하고 불결하고 이기적인 영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불운과 재난을 향해 기울어진다.

순수하고 이타적이며 고귀한 영혼은 역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행복과 풍요를 향해 기울어진다.

모든 영혼은 자신과 같은 속성을 끌어당기기 마련이며 자기 내면의 속성과 어긋나는 것을 받아들이는 법이 없다

(자신의 생각과 영혼을 어떻게 가꾸어가느냐에 자신의 삶이 결정된다.)

두려워하거나 근심하는 것은 저주하는 것만큼이나 사악한 행위이다.

영원한 정의와 만물에 존재하는 선, 한없는 사랑에 대한 본질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면 두려움이나 근심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걱정은 영혼의 자살행위이다.

선만큼 인간을 보호해 주는 것은 없다.

선이란 순수한 생각과 고귀한 열망, 이타적인 사랑, 그리고 자만심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당신의 임무가 무엇이 되었든 정신을 집중해서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어라.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