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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620 40대 초반시절 동참모임

by 굼벵이(조용욱) 2022.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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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6. 20()

어제 마신 술로 몸이 무척 불편하였으므로 오늘은 차를 가지고 나갔다.

하지만 내차가 십부제에 해당하는 날로 차를 가져가서는 안 되는 날이란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비몽사몽간에 내 의도와 상관 없이 과실을 범한 것이다.

아마도 과실범의 법리가 그래서 생겼나보다.

당초 법을 어길 의사가 전혀 없었는데 위법을 인지할 수 있는 특별한 예고장치가 없어 자기도 모르게 법을 어기는 죄를 짓는 경우가 아마도 과실죄에 속하지 않나 싶다.

아침 일찍 H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부친께서 어제 저녁에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알려왔다.

이메일을 통하여 OOO건설처 옛 전우들에게 알렸다.

 

고향친구 승구와 범균이에게 내일 시골 동창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전화를 했다.

영순이와 미경이에게도 전화했다.

너무도 오랜만에 걸려온 나의 전화를 받고 미경이도 흥분된 어조로 반겨주었다.

영순이는 개고기집을 차렸다고 한다.

집안에 여유 돈이 생겼는데 그냥 두고만 있을 수 없어 사고를 쳤단다.

그녀는 어린 시절 결핵으로 고생을 많이 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병약했던 그애가 결석해서 내가 그애의 집을 방문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결혼 이후 건강하게 애도 잘 낳고 부지런 떨며 커튼도 만들고 테이블보도 만들며 세탁소 삯바느질로 열심히 돈을 벌더니 결국 혼자 개고기집을 차릴만큼 튼튼해진거다.

끈질기고 집착이 강한 것이 참으로 존경할만한 친구다.

오후에 경희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모두 바쁘기도 하고 다른 약속들이 있으니 남자 친구들끼리만 모이란다.

순식이에게 전화를 걸어 남자 친구들에게 연락한 상황을 물었다.

역시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 그는 뺀질거리고 연락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성환이한테 연락을 하라고 했는데 어쩌구 저쩌구 우물거리며 변명하길래 선생님에게는 연락을 드렸느냐고 물으니 그것도 안했단다.

화가 많이 났다.

왜 여자 친구들이 참석을 못하는 지 그 이유를 설명해 주면서 나도 갑자기 부산에 출장갈 일이 생겨 못 가겠노라고 거짓말을 했다.

하나님은 내게 초등학교 시절과 똑같이 그들의 향도역할을 맡기시는 듯하다.

다음번부터는 내가 직접 연락해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HS부장 상가에 갔다.

WI부장과 KR부장 KH과장을 내 차에 함께 태워 삼성병원 영안실에 가 문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