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822 교만이 하늘을 찌르던 사람들...

by 굼벵이(조용욱) 2022. 2. 25.
728x90

2003. 8. 22()

결재를 얻기 위해 어제 K처장님이 여러 가지 서류들을 들고 사장실에 갔다가 그냥 돌아서 나왔다.

OON 사장과 감사가 서로 다투는 바람에 한전 사장이 잔뜩 화가 나서 그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일찍 퇴근하는 바람에 빈 걸음을 한 것이다.

오늘 아침 일찍 다시 문서를 가지고 사장실에 갔는데 이번에도 대면결재는 못하고 그냥 서류만 두고 돌아와야 했다.

사장이 매우 바쁘니 그냥 서류를 놓고 가라고 했던 모양이다.

잠시 후 사장실에서 결재서류가 나왔다.

아무런 이의 없이 모두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사장이 결재를 해주었다.

처장님은 기분이 좋아져서 나를 부르더니 바람도 쐴 겸 연수원에 함께 가자고 하셨다.

오늘은 신입사원에 대한 사장 특강이 있는 날이기에 무슨 말씀을 하는지 배석해서 들어보자는 거다.

회사에서 차를 빌려 처장님을 태우고 내가 직접 운전해 연수원으로 향하였다.

처장님은 기분이 많이 UP되어 있었다.

사장 특강이 끝나고 나는 이민하 교수랑 점심식사를 함께 한 후 차 한 잔 하고 있는 사이 사장과 함께하는 오찬행사가 끝나 사장은 사장대로 먼저 가고 거기 참석했던 처장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를 태우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때부터 직원 발령을 포함해 모든 것이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아침 920분 무렵에 A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H부처장에게 가서 전문원 선발과 관련된 사항을 설명하라는 거다.

부탁이라기보다는 지시에 가까웠다.

내려가 H부처장을 만났다.

그는 나를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며 전문원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이야기하란다.

OOOO팀 OOO를 전문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그건 규정의 취지를 많이 벗어난다.

인사제도는 처음 제도가 생긴 시점부터 전문직으로 분류되어 순환보직의 예외를 인정받아 왔었지만 조직관리 분야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하려면 OOOO분야를 전문직으로 분류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인설관이라며 부정적이다.

H부처장은 만일 내가 안 하면 자기들이 하겠단다.

속으로 그럼 그렇게 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의 주문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보고서를 만들어 자기네 처장에게 보고하란다.

기가 막혔다.

A과장에게 혐오감까지 느꼈다.

그런 녀석에게 의존해 눈이 먼 OO처장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내 자리로 돌아와 K과장에게 H부처장이 이야기한 내용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도록 했다.

내 생각으로는 K과장이 A과장과 내통하며 모든 책임을 내게 미룬 것이란 의심이 강하다.

그에게 보고서 작성을 맡기고 자기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확실히 보여줄 생각이다.

승진을 눈 앞에 둔 그 중요한 시기에 제 앞가림도 못하는 것도 모자라 책임을 제 담당 부장에게 전가하고 다니는 멍청한 사람.

직원발령이 원만하게 이루어졌고 이를 이유로 모두 저녁 회식을 하러 갔다.

나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집에 어찌 들어왔는지 기억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