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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826 옛날엔 노사관계가 이랬었다.

by 굼벵이(조용욱) 202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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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8.26()

전임 노조 제도국장 NSW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가 노조 제도국장을 할 때는 나랑 협력적 동반관계를 잘 유지했었다.

술집에서 자주 만나 회사 발전 방향을 논하고 서로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발전적 대안을 물밑에서 함께 마련한 다음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부의했었다.

그땐 우리 안건을 가지고 노사가 서로 얼굴을 붉히면서 싸울 일이 거의 없었다.

이미 쌍방 간 사전 조율이 다 끝난 상태에서 노사협의회를 그저 형식적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가 떠난 후 새로 생긴 집행부는 회사분할이라는 엄청난 회오리를 겪으면서 노조가 사측인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적대적으로 바뀌었다.

노조가 순조롭게 점진적 이양의 단계를 이어가지 못하고 회사분할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비상 체제로 운영되다 보니 노사문화가 180도로 바뀐 것이다.

그가 떠난 후 지금까지 몇 년 동안 그로부터 아무런 소식이 없다가 갑자기 내게 얼굴 한 번 보자는 전화를 한 거다.

그는 지금 승진해서 OOOOOOO에서 OOOO과장을 하고 있다.

섬유센터 지하에 있는 배나무골 오리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나는 KM과장과 KY과장을 대동했고 그는 OOOO부장과 함께 왔다.

마침 그 부장은 전에 OO지점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OO지점에 근무하는 OOO위원장과 OOO주임을 공통주제로 이야기하며 급속하게 가까워졌다.

대화의 기법 중엔 공통주제를 가지고 서로 공감하게 되면 대화가 쉽게 풀린다는 이론이 있다.

그게 맞는 말인 것 같다.

N과장은 한 잔 더하고 싶어 했지만 모두 어제의 과음으로 많이 힘든 데에다 내일 할 일도 많아 그냥 귀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랑 가는 길이 같은 나는 결국 그와 함께 맥주를 여섯 병 더 마시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