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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상처로 숨쉬는 법(김진영) - 6강. 자본주의 시대의 결혼

by 굼벵이(조용욱) 202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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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자본주의 시대의 결혼
​모든 예술적 상상력은 거짓말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유는 거짓이 아닐까?)
​진실을 보존 하려 할때 필요한 것이 거짓말이다
​자연은 거짓말로 가득찬 세계다
​자연의 야만성과 거짓말의 야만성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서로 만난다
​그리스인들은 니체식으로 얘기하면 뛰어난 거짓말쟁이들이다
​인간은 서로 물고 뜯어야 하는 생의 운명 속에서 서로 사랑하면서 살 수 있다는 거짓말을 만들어 냈어요
​인간이 아무런 무기가 없는 상태에서 자연과 투쟁 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머리를 쓰는 거예요
즉 거짓말 하는 거예요
사실을 다른것으로 바꾸는 거죠
이 거짓말을 통해서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노래란 치명적인 유혹을 이긴 거예요
사유는 자연의 진실을 인간의 진실로 바꾸기 위한 거짓말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자연의 거짓말을 인간의 거짓말로 바꾸기 위해서 인간은 거짓말이라는 능력을 배우게 되어 있다는 얘기죠
이것이 다름 아닌 예술입니다
​거짓말은 진실을 해치거나 배반 하는것이 아니라 진실을 보전하려 하는 위대하고 명예로운 인간의 능력입니다
오늘날은 우리가 서로의 살아가는 모습을 거짓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계라는 거죠
​이 투명한 거짓말 뻔뻔한 거짓말을 마치 진실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오늘날 삶의 현상들이라는 거죠
서로가 거짓말쟁이임을 알아보고 거짓말쟁이임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죠
아도르노가 볼 때 인간은 자연의 거짓말로부터 인간의 거짓말을 발견해 내는 위대한 성과를 문명 속에서 거두었으나 그 문명의 끝에서 자본주의 사회가 도래하자 다시 야만적 거짓말의 세계로 돌아갔다는 거죠
이것이 계몽의 변증법에서 얘기하는 문명과 야만의 관계예요
​거짓말은 하나의 객관적 권력이 된 겁니다
​내포된 억압의 강도가 어느정도까지 도달하면 공동체 자체가 와해될 위험성 있어요
그렇기때문에 이 공동체는 자기를 유지하는 특별한 제도를 만들어 내죠 그것이 바로 축제라는 제도입니다
​억압된 집단 욕망들을 해소시켜 주는 하나의 놀이터이고 어떤 금기가 해소될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축제입니다
자연으로부터 문명의 관계로 건너 오면서 인간이 처할 수밖에 없었던 딜레마를 해결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이 축제 중에서도 결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결혼은 수많은 축제들 중에서도 가장 강도가 높은 축복받은 축제라고 볼 수 있죠
운명적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개체성이 하나로 융합되는 관계입니다
힘 있는자와 힘 없는 자로 존재했던 관계가 결혼이라는 관계로 다시 맺어지면 상호보호의 관계, 사랑의 관계로 바뀌는 거죠
결혼은 위대한 거짓말을 실현 시킬 수 있는 제도이기도 하죠
​아도르노가 볼때 현대사회에서 결혼은 더이상 축복의 관계가 아니라 저주와 치욕의 관계입니다
​결혼은 자기를 유지하기 위한 트릭이고 경제적 이해 공동체가 되어 버렸습니다
​결혼은 이혼으로 끝날 수 밖에 없고 이혼이 이루어지기 전에 불륜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도르노는 결혼을 자기 유지를 위한 트릭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사랑의 관계는 자기를 유지하기 위한것이 아니죠
오히려 상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이루어져야 하는것이 사랑의 관계이고 결혼의 관계라면 오늘날 결혼의 관계는 자기를 유지하고자 하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는 거예요
즉 그 사람을 도구 화에서 나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서 나를 유지 하려는 관계예요
이익추구죠
​객관적 권력 속에서 산다는 것은 돈을 안 벌고는 살수가 없다는 거예요
돈을 번다는 것은 무엇으로만 가능하냐 하면 누군가에게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거짓말로 취소하는 행위를 통해서만 가능한 거예요
막말로 하면 사기를 쳐야 한다는 거예요
누군가에게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나를 위해서 취소 하는 방식 이것이 경제 행위입니다
교환해서 얻어지는 잉여가치는 거기서 나오는 거예요
경제행위는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행위고 잉여가치란 결국 실질가치를 초과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사기라는겁니다.
​누군가가 이 사회 속에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피할 수 없는 한가지를 껴안아야 한다
이것이 부끄러움이에요
​돈을 버는 게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끊임없이 말해 주는 목소리가 있다는 거죠
​그러면 이 남자는 그 죄의식을 어떻게 씻느냐 책임을 전가 하는 겁니다
자신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돈을 번다고 도덕적 책임전가 행위를 하는 거죠
​남자는 여자를 도구화 하고 여자는 남자를 도구화 하면서 자기가 치러야 하는 책임으로부터 자신을 용서 한다는 거예요
아도르노가 볼때 결국 결혼은 오늘날 자기 유지를 위한 트릭으로 존재한다는 거죠
​타자를 자기 유지를 위한 도구로 삼으려는 결혼이 계속 유지될 수 있겠습니까
​언젠간 진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남들이 보기엔 잉꼬 부부처럼 서로 죽고 못사는 관계였을수록 이혼을 하게 되면 지저분한 투쟁이 일어난다는 거죠
​결혼이 잘 유지 될 수록 그 안에서 사회 원칙이 강화되어 나중에는 바로 그 사회적 모순에 의해서 그 결혼 관계가 내파 당할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즉 사회로부터 복수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불륜이 잃어버린 성적 관계에 대한 그리움이고 기억의 한 모습이라면 오늘날 우리 사회 속에서는 불륜이 더이상 긍정적인 것으로 이해 될 수 없도록 슬픈 관계가 되어 버렸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성적 관계 속에서 무엇인가 잊어 버린 게 있다는 거예요
잃어버린 것들은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기억될 수 없다는 것이죠
언제나 그것들은 비정상적이라 얘기 되는 영역을 통해서 기억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의 불륜입니다. 
​하고 싶지 않은데 할 수밖에 없는 관계 그게 슬픈 불륜입니다
​정상적인 관계가 이미 비정상적이 되었을 때 정상은 비정상 속에서 발견될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