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1. 15(토)
목요일 저녁부터 OOO승진문제를 놓고 고민에 들어갔다.
그녀는 아예 승진 자격조차 없는 데에도 모처럼 만난 기회라고 생각해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다.
OO회를 담당하며 사장님 내외와 가까이할 수 있는 잇점을 이용하고 언론에 종사하는 남편의 직위를 이용하여 사장에게 어찌나 심한 압력을 가하는지 감당하기 어렵다.
지난 신입사원 워크샵 행사시 신입사원에게 강연하던 도중 갑자기 OOO을 치켜세우며 ‘특별한 처우’ 운운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처장님이 자꾸 OO원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길래 그것은 잘못된 발상이고 사장이나 인사처장이나 그나마 욕을 덜 먹으려면 차라리 특별승격을 시키는 것이 더 낫다는 투로 이야기하였다.
처장님은 또 발끈 화를 내며 내 생각만 고집하지 말라며 내 입을 가로막았다.
지난번에는 승격심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당신 주장대로 만들어 간 서류에 대하여 부사장이 이의를 제기하자 나와 LJ과장을 불러 왜 이와 관련하여 제정 배경이나 문제점을 사전에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며 거의 반쯤 죽여 놓았었다.
그의 죽 끓는 듯한 변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가 먼저 넘어진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상대방의 느낌이나 기분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이 합리적이라고 기대해서도 안 되고 모든 상황에서 합리성이나 일관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게 사람이다.
그날 처장님은 미안한 마음에 내게 술을 사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KT과장 환영식을 해 주기로 이미 저녁약속을 한 상태여서 사양했다.
토요일은 P부처장이 멤버를 구성해 놓았으므로 아침에 잠실테니스장에 나가 테니스를 3게임 하였다.
테니스를 마치고 핸드폰을 확인하니 S과장 으로부터 전화가 와 있었다.
전화를 걸어 확인하니 직원 BC씨 모친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것이었다.
내 차를 가져가기로 하고 사무실로 들어가 함께 점심을 먹은 후 와이프에게 양복을 가져오라고 전화를 걸었다.
그녀가 가져온 양복을 건네받아 갈아입고 곧바로 순천까지 달렸다.
서초 인터체인지부터 막히기 시작한 경부고속도로는 장시간 교통혼잡이 이어졌다.
2시에 출발한 차는 저녁 9시 27분에 목적지 순천에 도착했다.
Y가 미리 전화를 걸어 기다리고 있던 OO지사 CJ 총무부장과 SS총무과장을 만났다.
그들의 안내를 받아 OO지점장과 LK부장이 기다리고 있는 음식점(대어)에 가 저녁식사를 했다.
직원 모친상에 조용히 지나가면 될 일을 Y가 이리저리 전화를 걸어 비상소집을 한 듯하다.
몸이 몹시 피곤하였으므로 문상을 마치고 모텔로 돌아와 잠을 청하려는데 LK가 나타났다.
한 잔 더해야 한다고 자꾸 잡아끄는 바람에 우리 직원이 운영한다는 포장마차에 가 소주 한 병을 놓고 조개를 구워 먹었다.
그는 자신이 폐쇄된 OO인의 아성에 갇혀있다며 무척 괴로워했다.
특히 겁 없는 업무 스타일에 매우 힘들어했다.
제멋대로의 설계에다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뻔뻔스러움까지 더했다고 한다.
지점장하고도 서로 잘 맞지 않아 많은 심리적 갈등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모텔 방이 뜨거워 잠을 설치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샤워를 한 후 6시에 차를 몰아 서울로 향했다.
진주 까지는 운전을 하였으나 더 이상은 도저히 어려워 KM과장에게 차를 맡기고 뒷좌석을 침대차로 바꾸고 누워 자면서 올라왔다.
서울에 도착하니 1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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