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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1231 쓸쓸한 종무식

by 굼벵이(조용욱) 2022.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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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오늘은 종무식이 있는 날이라 오전까지 모든 일을 마쳐야 한다.

사장이 공석 중이어서 부사장이 종무식을 주재했다.

종무식이 끝난 후 다과회를 가졌다.

처장은 전무님을 수행하느라 정신이 없다.

올 종무식은 조용하고 활기가 없는 듯하다.

 

KY처장에게 전적동의서를 받으러 갔다.

마침 급여정산분이 자신의 사적 계좌가 아닌 급여계좌로 잘못 입금되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고 내가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책임도 있어 사과도 할 겸하여 그를 찾았던 거다.

사과드리러 간 자리에서 KY처장에게 이제 그만 버티시고 백기 들고 투항하라고 했다.

어차피 복귀는 안 되니 자회사 전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려면 타임 스케줄 상 지금이 최적기이니 바로 전적 동의서를 달라고 했다.

가장 아끼던 새까만 후배가 농반진반으로 밀어붙이니 조금 화가 난 듯하기도 하다.

시간이 좀 흐르자 마음이 누그러지며 년 초에 다시 상의해 보잔다.

참 대단하신 분이다.

독설도 성질도 유별나게 강한 분이다.

그런 분이 나는 어찌 그리 잘 보셨는지 내 직속 상사로 계시는 동안 무척이나 챙겨주셨었다.

고집이나 자존심이 세고 권력욕이나 자기애도 모두 강한 분이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이 동료나 아랫사람을 짓밟으며 상사에게 도가 지나칠 정도로 아부한다.

전형적인 해바라기형 인간상이다.

마음으로 남을 섬기고 충성하기보다는 잔머리로 섬긴다.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부류의 나르시시스트들이다.

가슴으로 대화하며 마음으로 일해야 하는데 이기적 유전자가 너무 발달해 모든 걸 머리로 해결하려 든다.

 

새해에 나는 무얼 할까?

아직 아무런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