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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218 파견자 면담

by 굼벵이(조용욱) 202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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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2.18(수)

어제 K노무사가 왔을 때 급전을 요구하자 K처장은 그 자리에서 OOO한테 전화를 걸어 돈을 준비하라고 했다.

나는 내 통장에서도 융자가 가능하니 그걸 사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K처장은 막무가내로 자기가 그것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이는 일종의 쇼처럼 보였다.

K는 어제 이야기 한대로 오늘 통장 사본을 팩스 송신해 왔다.

나는 K처장에게 이를 보고하였고 K처장은 OOO가 준비한 돈을 송금하도록 지시하여 나는 KT과장을 보내 그 돈을 송금시키도록 하였다.

한편으로는 노무법인이 구멍가게도 아닐텐데 그정도 자본조차 갖추지 못하고 일을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K처장 말대로 노무사가 우리를 테스트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우리를 못 믿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K처장의 요구에 따라 K처장이 원하는 방식대로 모든 일이 일단락되었다.

어제 요구한 두가지 보고서도 즉시 이행하여 올렸다.

보고서가 그의 성에 차지 않는 듯하다.

하루 종일 그가 요구한 형태의 보고서를 만드느라 골몰하였다.

내가 그 속에 들어갈 수도 없고 내 창의력에도 한계가 있다.

창의력엔 임계점에 이를만큼의 충분한 학습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공부 대신 술자리가 많아져 문제다.

점심식사시간에 OO에 근무하는 파견자가 내게 전화를 걸어 점심식사를 같이 하잔다.

굳이 피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와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식당(우일관)에 나가니 두 사람이 이미 나와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며 J한테 했던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누구나 태어나고 자란 환경에 따라 다른 생각지도를 가질 수 있는데 이를 흑백논리나 옳고 그름으로 배척해서는 안되고 모두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인간은 누구나 고귀하기 때문에 절대로 상대방이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가 내게 자신의 입장과 소신을 이야기 하였지만 내 기준에서 보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고 잘못된 논리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에게 잘못된 생각이나 논리라고 지적하지 않았다.

단지 생각이 다름을 이야기 하였다.

그러면서 예수를 믿는 그가 예수를 믿지 않는 다른 사람을 불쌍히 생각하듯 내 마음이 바로 그렇다고 말해 주었다.

무언가 속마음을 이야기 할 수 없는 답답함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나는 그에게 내가 어떤 노력을 하든 복귀불가 방침을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복귀 불가 방침의 변경을 나와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아마도 사장은 물론 대통령 조차도 이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조금 과장된 표현인지도 모른다.

 

저녁으로 김치볶음밥을 시켜먹고 9시까지 야근하다 귀가하였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답답해 죽겠다.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의욕이나 욕심, 오기도 없다.

언제나 지나치게 스스로를 낮추고 피동적인 인생을 사는 것 같아 답답하다.

몸도 피곤하고 아이들을 어찌할 수 없어 그냥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