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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224 내가 모셨던 분과의 회식

by 굼벵이(조용욱)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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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24(화)

아침 일찍부터 KY노무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제 알아본 사건의 경과를 보고하기 위해서다.

검찰로부터 이미 재조사 지시는 받아놓은 상태인데 재조사 지시를 받은 날로부터 2개월 이내에 이를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단민원이다 보니 이를 곧바로 처리하게 되면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곧바로 결론을 내리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고 했다.

아마도 시간을 두고 이를 지켜보면서 천천히 결정을 내릴 모양이다.

 

오늘 저녁에 KE가 주선하여 S전무님 내외를 모시고 저녁식사를 했다.

중국음식점 가향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58000원짜리 식사를 주문하자 전무님은 이를 다시 정정하여 4만원짜리 식사로 바꾸어버리셨다.

전무님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환하고 건강한 얼굴을 하고 계셨고 9개월 째 노는 날들을 무척이나 아까워 하셨다.

이를 지켜보는 우리는 매우 안타까웠다.

당신 부장되던 시절, 부처장 되던 시절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승진도 좋고 하지만 그런 것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그저 정년까지 잘 버티며 살아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강조해 주셨다.

지금의 생활에 견주어 과거의 자신을 돌이켜볼 때 우선순위가 달라졌기에 우리에게 조언을 해 주시는 거다,.

술은 약한 것을 들자는 말씀을 하셔서 백세주를 주문해 마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또 X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놈들이 면종복배하며 뒤에서 S전무님 같은 분 등에 칼을 꽂았기 때문이다.

내가 슬쩍 운을 띄자 S전무님은 그의 못된 행적들을 하나하나 엮어나가시기 시작하셨다.

JK팀장의 어리석은 욕망과 그 결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고 전임 K사장의 사기극에 대하여도 많이 속상해 하셨다.

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중도하차시킨 장본인이다.

여기저기 공정한 인사를 떠들고 다녔지만 정작 자신은 인사를 개판으로 해 놓은 채 어느 날 갑자기 장관으로 가버렸다.

그는 장관이 되기 위하여 우리회사를 최대한 이용했으니 사기꾼 소리를 들어 마땅하다.

식사 후 전철을 타고 집으로 들어와 지난 일요일 보다가 만 영화 'the life of david gale'을 마저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