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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226 처신대로 대우받는거야

by 굼벵이(조용욱)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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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26(목)

오늘은 지적 컨디션이 괜찮은 일진 같다.

인사제도 워크샵을 위한 자료준비가 생각대로 원만하게 진행되었다.

처장님이 부르셔서 가보니 사장 내정자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파견자 관련 사항을 2장 정도로 요약하여 달라고 했다.

오후 내내 쪼아댈 것 같아 KT과장에게 이를 빨리 작성해 달라고 지시해 놓고 나는 내가 하던 일을 계속 마무리 지어 나갔다.

K과장이 요즘 많이 시건방을 떤다.

나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혼자 제멋대로 밖에 나가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고 나를 부르는 호칭도 조박사니 까치형이니 하면서 은근히 격하하거나 기어오르는 언행이 보인다.

자기로서는 그런식으로 친근감의 표시를 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호칭이나 대화는 늘 상대방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문법적으로는 김부장 이라고 불러도 되지만 더욱 경어를 사용하여 김부장님 이라고 부르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동료나 윗사람이 김부장 박부장 부르면 몰라도 아랫사람이 그렇게 부르는 것은 거만하고 건방져 보인다.

내가 너무 예민하거나 그들에게 무언가 행동을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나치게 유머가 많고 바보스러우며 스스럼없이 대하다 보니 그들이 나를 소홀히 대해도 괜찮은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 스스로를 경계하고 처신을 똑바로 해야겠다.

 

KT과장이 만들어온 보고서를 완전히 뜯어 고쳐 다시 돌려주었다.

늦게까지 야근을 하는데 K과장이 먼저 퇴근을 하면서 나의 퇴근을 독촉하였다.

그것도 눈에 거슬렸다.

더 이상 내가 꼼지락거리며 퇴근을 늦추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아 워크샵 자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 채 짐을 쌌다.(wrap up)

집에 돌아와 지난번에 보다 만 'what women want'를 마져 보았다.

정말 괜찮은 영화였다.

방탕한 생활을 보내던 바람둥이 남자가 여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한다는 내용의 코미디다.

영화 속에 아주 자연스럽게 나이키를 선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기업으로부터 광고 선전비를 받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