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4.16(금)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쁘다.
노동조합 P국장이 어제 모임에서 결정된 14명의 파견자 전적구비서류를 가지고 왔다.
그들에 대한 처우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만드느라 점심시간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몸이 많이 피곤하다.
오후 두 시부터 주 40시간 근로와 관련하여 경총에서 출장강의를 해준다고 해서 한 시간 정도 늦었지만 처장님께 보고하고 부랴부랴 강의를 들으러 갔다.
경총답게 똑똑한 사람들이 열심히 준비하여 강의를 해 주었다.
5시가 되어 사무실에 들어와 처장에게 강의에 다녀왔음을 보고하러 들어가자 그는 곧바로 K부장과 L과장을 불러들였고 인사불만 요인과 대책에 관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내가 힘들게 보고서를 만들어 가지고 가면 그는 늘 그런 식으로 완전히 다른 형태의 보고서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나는 그의 생각에 맞추어 기계처럼 새로운 보고서를 만드느라 밤을 새우는 것도 모자라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모두 바쳐야 한다.
그의 그런 생각과 태도에 불만을 가지면 아무 일도 못하고 화병에 쓰러져 버릴 것이다.
하지만 그냥 그의 생각을 보고서 쓰는 연습용이라고 생각하고 별다른 의미부여 없이 꾸역꾸역 그가 요구하는 보고서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내가 제 생각과 달리 무던히도 편하게 그러마하고 대답하자 K부장은 나의 그런 태도에 놀란 모양이다.
H가 술 한잔 하자고 했던 모양인데 나는 일 때문에 거기 어울릴 수가 없었다.
K부장은 어떻게든 나를 데려갈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 내 자리에서 계속 함께 가서 밥만이라도 같이 먹자고 졸라댔다.
나는 과감히 그를 떨쳐버리고 비지찌개를 사무실로 배달시켜 저녁식사를 했다.
결국 L과장과 KY과장이 함께 밤 11시가 넘도록 야근을 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전철시간대에 맞추어 퇴근하자는 것이 내 주의다.
다음날 보다 건강한 정신으로 일하기 위해서다.
집으로 들어와 일 때문에 밖에서 못한 시원한 맥주를 한 잔 하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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