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5. 3(월)
처장이 전무회의를 다녀와서 부장들을 불러 모았다.
중앙교육원장이 OPC에 대한 보고를 하였는데 출장비를 주지 않는다고 교육생들이 항의를 하자 이를 전무님께 보고한 모양이다.
이에 대하여 내가 경위를 설명했다.
예산이 부족해 그들이 사실상 업무에 종사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미래 설계를 위하여 OPC 서비스를 받는 것이므로 출장비를 줄 수는 없고 대신 여비는 지급하도록 하였다는 설명을 하자 처장은 발끈 화를 내었다.
자신도 멀지 않은 장래에 OPC교육을 받으러 연수원에 입교하여야 하는데 그들을 박대하는 발언을 하였다고 기분나빠 하는 것이다.
그 후 나는 입을 닫아버린 채 오랜 시간 동안 그의 신입사원 교육에 관한 어린애 같은 발상을 들어야 했다.
지난 체육대회 때 바라본 그의 모습은 무척 꽤죄죄하고 초라해 보였다.
조그마하고 깡마른 사람이 술이 잔뜩 취해 경박스런 행동을 보이는 모습이 측은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오늘 회의 중에 그가 내 뱉은 이야기들은 자신의 생각으론 굉장한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우리 생각엔 무척 경박스럽고 유치한 생각들인데 누구도 그 생각이 유치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혹여 그런 그의 모습과 유사한 행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내비치고 있지는 않은지 늘 스스로 관찰하고 조심해야 한다.
하루 종일 파견자 소송 관련 준비서면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해외사업처 L부장과 담당과장이 내게 와서는 지난번에 승진한 OO직군 2직급 S이 1직급 직위에 보직할 수 있도록 그를 OOO으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하였다.
다시 말해 그 사람 개인을 위하여 규정을 개정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특정인을 위하여 규정을 개정하는 것은 특정인을 위하여 규정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그들은 내 말을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들의 의사를 관철시키려고만 하였다.
나도 답답한 사람이지만 그들은 정말 더욱 답답한 사람들이다.
대화 도중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참아 내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아마도 나의 그런 불편함이 그대로 표출되기도 하였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무척 짜증나고 어렵지만 편하게 살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오늘은 경신이가 귀가 아프다고 하기도 해서 일찍 귀가하여 영화를 2편 보았다.
perfect storm과 taking lives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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