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5.6(목)
아침 7:30분에 출근하여 엊그제 집으로 전송하여 재편집하고 다시 power folder에 올린 파견자 관련 문서를 다시 다운받으려 하는데 처장이 막 출근하면서 나를 부르더니 서류를 가져오라고 독촉한다.
아마도 오늘 아침 사장실에 들어갈 모양이다.
그렇지만 남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꼭두새벽부터 막무가내로 다그치는 모습에 은근히 화가 치밀었다.
그는 또 보고서 중 자기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른 부분이 나타나면 심한 짜증을 내었다.
나는 그가 원하는대로 보고서를 정리해 주었고 보고도 무리없이 잘 끝나 8명의 직원을 한수원으로 전적시키게 되었다.
한수원 노조는 물론 한전 노조까지도 명백히 내가 전해듣고 보고한 바와 다름 없었는데 처장은 내가 잘못 알아듣고 소설을 쓴다며 엊그제 눈물이 쏙 빠지도록 나를 심하게 나무랐었다.
결국 노조 O와 P가 직접 사실확인 해주었는데에도 그는 내게 미안한 기색도 없다.
오히려 내게 보고서 형식을 트집잡아 바꾸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보고서 말미에 자신이 사인하는 형태로 사장에게 보고하고 어려움 없이 일단락되었다.
그는 집안에 무슨 일이 있는지 오전부터 자리에 없었고 내일 오전에도 오기 힘든 것처럼 이야기했다.
덕분에 P부장과의 저녁약속에 모든 부장이 함께 자리할 수 있었다.
P부처장과 부장들이 모두 모여 함께 저녁을 먹는 중에 처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늘 일이 진행된 내역을 듣고 싶어 해 원하는 사항을 설명했다.
지금 소주 마시고 있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P부처장도 함께 있냐고 다시 물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는 없다고 말해 버렸다.
그랬더니 내일 조금 늦으니 P부처장에게 아침 전무회의를 대신 들어가라고 전하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러다 걸리면 난 곧바로 영면에 들어가야 한다.
안테나가 높고 촉수가 여러개인 데에다 옆어치고 메치고 이리저리 굴리면 똥물까지 게워내야 하므로 함부로 거짓말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런 거짓말을 안하면 P부처장 입장이 어려워진다.
모두들 긴장 속에 쥐 죽은 듯이 나의 통화내역을 엿들었다.
그래도 저녁은 맛나게 먹었다.
특히 굴로 만든 떡국이 정말 맛났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쳤는데 김낙현 팀장이 맥주 한잔 더하자고 해 카페에 가서 맥주 한 병씩 더 마시고 헤어졌다.
(그 땐 그렇게 퇴근시간 이후의 시간까지 상사에게 구속당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비굴하게 거짓말까지 해야 했다.
현재적 잣대로 과거를 단죄한다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이야기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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