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5.10(월)
파견자 정리해고 관련 서류를 올렸더니 처장이 시큰둥해하며 이런 저런 시비를 걸며 결재할 생각을 안한다.
나도 모르겠다고 자빠져 그냥 내버려둘까 생각도 했다가 그래선 안 된다는 생각에 그가 시간이 나는 것을 보아 다시 서류를 들고 처장실로 갔더니 이번엔 그의 방에 손님들로 붐빈다.
정리해고 계획에 대하여 이미 사장 결재도 받았겠다 코딱지 묻어둔다고 살 되는 것 아닌데 뭉개고 앉아 있을 수 없어 처장방을 다시 찾았으나 마음은 영 찝찝하다.
그런 와중에 이런 저런 일들은 얼마니 많이 터지는지 감당하기 어렵다.
OO처장은 사장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냈고 그중 하나가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주제로 한 연찬회 계획이다.
엄연히 인사처가 있는데 인사처 업무를 OO처가 나서서 사장 행사를 주관하는 것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일은 남도 싫어한다는 걸 누구나 안다.
못난 송아지 엉덩이 뿔난다고 안하무인 막무가내로 목소리만 크다.
그 바람에 회사는 영 제 갈 길을 못가고 계속 잘못된 길로 빠져든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일수록 더 잘 되는 게 우리 회사다.
기분도 영 찝찝한데 JM형이 나타나 술 한 잔 하자고 해 그러마고 약속을 해 버렸다.
K부장까지 동행을 희망해서 같이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웬걸 처장은 오뎅이 먹고 싶다면서 그를 달고 나가버렸다.
그 바람에 나와 JM형 둘이 청담동 일식집에서 소주를 나누는데 일을 마친 L과장이 나타나 셋이서 술잔을 기울였다.
그사이 처장과 함께 오뎅을 먹고 있던 K부장이 나타났으므로 함께 어울려 또 한 잔을 마셨다.
결국 허름한 카페에서 맥주를 20병 가까이 마시고 헤어졌다.
L과장이 내게 택시비로 20000원 넣어주었다.
그걸 거절하기가 무척 어렵다.
K부장 집을 돌아 그를 내려주고 집으로 들어왔다.
경신이가 수학 시험을 죽 쑤었다면서 영 불안해했다.
수학을 눈으로 공부하면서 토요일 일요일 내내 팽팽 노는 모습이 보이더니 당연한 결과다.
장난삼아 녀석의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앞으로 열심히 하라고 했다.
술 취해 늦게 들어와 그런 말 한다고 아빠 노릇 제대로 한다고 생각할 사람 아무도 없다.
그냥 침대에 자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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