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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512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인 것은?

by 굼벵이(조용욱) 202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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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5.12(수)

오늘은 무척 기분이 나빴다.

파견자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에 인권위원회가 내게 요구한 자료목록을 보니 섬뜩하다.

CKJ사무관이 오지게 달라붙은 모양이다.

그녀는 규정이나 협약의 내용에 대한 해석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

조만간 자료를 가지고 인권위에 직접 찾아가 사실을 소명하여야 할 것 같아 가슴이 무거워진다.

감사원 감사장에서 CS감사가 나를 부르기에 가보니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리 자기가 정식으로 한전에 감사를 나왔다며 자료를 요구했다.

지난번 자회사 감사 때 나에게 요구했던 내용과 비슷하게 이번에도 파견자 관련 서류파일 일체를 달라고 주문했다.

우리는 문서 전자화를 시행하고 있어 별도의 파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필요하면 필요문서를 전산기에서 출력하여 사용할 뿐 별도의 파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그가 파견자 문제에 집요하게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 와중에 임금교섭 및 단체협약 회의가 있어 거기 참석하느라 또 아까운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L 과장이 노조 P에게 거만을 떨다가 P 눈에 났다.

화가 난 P가 오늘 있을 임단협 회의에서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하여 심하게 공격하겠다고 예고하자 그 답변을 우리 인사처장이 해 주었으면 좋겠다며 내게 내려와 부탁을 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지만 정말 용하게 참아내었다.

그를 달래며 P에게 사과하고 점심이라도 같이 하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라고 타일러 보냈다.

정말 못말리는 친구다.

그런 바보 같은 사람을 승진시키겠다고 돌아다니는 J부장이 더욱 바보 같다.

처장에게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을 하였다.

KT가 영 제 역할을 못하니 더욱 힘들다.

거기다가 연찬회 자료준비가 만만치 않아 심리적 부담도 크다.

 

모기에게 시달리느라 밤새 잠을 못 잤다.

모기향을 피워 놓았는데도 귓가에 앵앵거리며 돌아다녀 머리가 곤두서는 바람에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잔뜩 화가 나 침대가 축축해질 정도로 모기약을 흠씬 뿌리고 잠을 청했지만 이미 눈알이 말똥말똥 해져 더이상 잠이 오지 않아 밤새도록 뒤척이는 바람에 몸 컨디션이 엉망이다.

(인간을 가장 많이 살상한 것은 전쟁도 기근도 아닌 '모기'라는 주장에 동의한다.

모든 큰 문제들은 가장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