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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603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사는 방식이 달라

by 굼벵이(조용욱) 202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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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6.3(목)

OOT/L 건설과 관련하여 포상이 나왔는데 K부장이 나를 추천한다는 이야기를 귀띔해 주기는 하였지만 막상 KY과장이 공적조서를 들고 오니 공연히 쑥스럽고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때까지 우리처 추천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던 처지였던 것 같다.

처장이 다른 처실에 대한 포상 배당에 문제가 있음을 이유로 우리처가 포상을 받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었고 따라서 우리처에서 몇 개를 추천할지, 누구를 추천할지가 결정이 안 된 상태에서 KEY이가 자기들끼리 나온 입소문만 듣고 내 공적조서를 송변전처에 들고 갔던 모양이다.

물론 오늘 저녁에 K부장이 들어가 이를 해결하고 나오기는 하였지만 잘못하였다가는 정말 창피한 꼴을 당할 뻔 하였다.

처장이 만일 그 자리에서 NO하였다면 나는 나대로 마음이 상하고 처장은 처장 대로 마음이 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처장이 파견자 문제의 해결 등에 대한 K부장의 설명을 듣고 나름대로 나에 대한 포상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마침 처장이 일찍 퇴근하였으므로 모처럼만의 저녁 해방일이라 KR부장과 AJ과장 K부장과 L과장 나와 KY과장이 함께 남원집에서 개 수육과 전골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셨다.

퇴근하려는 KR부장에게 한잔 하자고 하니 그가 기꺼이 응했고 K부장이 바람을 잡아 각 부에서 과장을 한사람씩 달고 나오게 한 것이다.

부지런히 순배가 돌아가고 취기가 오르자 KR부장은 여러 사람 있는 가운데에서 AJ과장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직급을 이유로 정말 보기 안 좋은 깡패짓을 한거다.

나는 A과장을 옹호하며 K부장의 그런 태도를 말렸다.

어느 사이엔가 K부장도 그걸 벤치마킹 했는지 마치 내가 그의 휘하에서 그의 명령이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것 같은 자세로 이야기한다.

그는 내일 있을 나의 연수원 강의에서 처장님의 방침을 받아서 직원들에게 방침대로 교육을 하라는 것이다.

마치 K 주체사상을 전파하라는 주문과 같다.

나는 강의에 임하면 언제나 그냥 내 방식대로 이야기 한다.

물론 처장을 대신해서 하는 강의이기에 그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내가 그의 녹음기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전하고 싶은 나만의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퇴근 전에 처장이 내 자리로 와 강의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 거냐고 묻기에 얼버무리면서 이야기 중간 중간에 열린 입사식이나 국토순례의 의미 따위를 자연스럽게 설명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였었다.

K부장은 자기가 내게 주문한대로 처장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는 자기가 내게 그런 주문을 하였었다는 것을 처장에게 말해 주었으면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처장에게 잘 보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나를 이용하는 듯하다.

나는 본질적으로 그렇게 표나게 아부하는 성격이 못된다.

칭찬을 하더라도 결정적인 포인트에서 표나지 않게 해야 더욱 값어치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K부장이 ‘너는 내 휘하인데 왜 내 말을 안 듣느냐’는 투로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머리에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느낌을 받았지만 꾹 참고 더 이상의 사태로 진전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주제를 바꿀 것을 제안하였다.

KR부장이 2차를 고집하였으므로 칵테일 집으로 가 한잔씩 돌렸다.

45,000원을 계산했다.

잠이 막 들었는데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깨어 보니 호신이 녀석이 내 바지를 만지고 있었다.

잠결에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무얼 좀 찾으러 왔다고 한다.

지난 얼마동안 자꾸 지갑이 빈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였지만 설마 그녀석이 그러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그동안 내방을 자꾸 들락거리는 것이 영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