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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720 초복날 개맞듯 얻어터진 P

by 굼벵이(조용욱)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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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7.20(화)

오늘은 OOOOOO사무소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날이다.

처장님을 모시고 노무처 K부처장님과 함께 K과장이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OO사무소에 갔다.

L소장과 새로 보직이 바뀐 과장 그리고 H반장과 담당직원이 자리를 함께 했다.

그들은 허름한 삼계탕 집으로 우리를 안내하였다.

마침 복날이어서 사람들이 득시글거렸다.

본심과 달리 소탈한 모습으로 자신들을 포장하기 위한 노력이 가상하다.

K부처장은 양주를 두병 준비해 와서는 처장이 가져온 것처럼 그들에게 소개하였다.

그는 윗사람 앞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내게 몸으로 가르치고 있는 듯하다.

 

KY과장이 초복이고 하니 J과장과 복다림으로 저녁에 개탕이나 같이 먹자고 한다. 

하지만 퇴근 무렵에 K부장으로부터 전화 한 통 받고 약속을 깰 수밖에 없었다.

아버님 제사라 어려우니 자기 대신 처장님 저녁식사를 모셔달라는 주문이다.

처장님 방에 가서 초복인데 빈대떡에 소주나 한잔 하시자고 지나가는 말처럼 저녁 제안을 했다.

싫어하지 않는 기색이다.

삼성국수에 갔더니 사람들이 많고 담배를 못 피우게 하여 처장님이 들어갔다가 그냥 나와 버린다.

이곳저곳을 얼쩡거리다가 새로 단장한 송강 장어집으로 들어갔다. 

2층에서는 장어를 1층에서는 칼국수를 파는 집이다.

처장님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위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더니 그냥 1층에서 먹자고 하신다.

막 장어 한 점을 입에 넣었는데 총무팀 L과장이 P부처장을 모시고 와서는 우리에게 살짝 눈인사를 나눈 뒤 2층으로 올라간다. 

그런 P부처장의 모습에 처장이 대단히 화가 났다.

L과장에게도 화를 많이 냈다.

이런 날 처장을 모시는 일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 총무업무를 담당하는 그들 몫이었기 때문이다.

자기들끼리만 몰래 밥먹고 다니면서 상사인 자기에게는 밥먹자는 빈말조차 건네지 않았으니 화가 날만도 하다.

뒷골이 땡겼던지 나중에 P부처장이 우리자리에 나타났다.

김처장은 대단히 화난 얼굴로 그를 몰아세웠고 P부처장은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제대로 걸려든거다.

처장님은 P직원과 함께 먼저 걸어가셨고 L과장과 K위원장은 나와 함께 맥주집에서 맥주를 두 병씩 마시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