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8.2(월)
빠른 시간 내에 보고서를 작성하여 보고하지 않으면 우리가 덤터기를 쓴다면서 처장이 아침부터 KC부장과 KH부장 그리고 각 부서 주무과장을 불러 보고서 작성을 독촉하였다.
지난 토론회와 관련하여 이사람, 저사람 각자의 의견을 물었다.
나는 이미 김과장에게 지시하여 보고서를 작성 중임을 밝혔으나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구름 잡는 이야기만 해댔다.
처장은 주말인 어제와 그제를 통하여 와이프랑 드라이브를 하며 일동 온천장을 다녀오면서 느꼈던 이야기를 하였다.
그동안 자신이 너무 교만했었단다.
자기는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왔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모든 것이 부질없는 짓이고 어떻게 한들 대수이겠느냐며 체념 섞인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지금까지 한 행동이 잘한 일이라고 말해 주었다.
지난번 인사운영반 강의를 하다가 혁명과 쿠데타의 차이점을 물었던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작금의 사태들은 그동안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해왔던 소수 그룹이 새로 부임해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사장을 회유해 권력을 찬탈하려는 행위에 불과하므로 이를 저지하고 지켜내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처장은 내 논리에 나름대로 감명을 받은 듯하다.
사실상 그렇다.
작금의 사태는 그동안 전임 K사장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련의 권력싸움에서 밀려난 M등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 사장의 교체와 더불어 새로운 권력다툼을 시작하면서 그간의 규정과 질서를 무시하고 다수의 요구나 역사성을 무시한 채 혁신(혁명)이라는 미명하에 벌어진 권력찬탈 행위와 다름없다.
그러므로 M는 혁신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사실상 쿠데타를 도모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다중은 그것을 쿠데타라 부르는데 군주(사장)는 그것을 혁명(혁신)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K부처장이 부옥당에서 점심을 샀다.
OOO실 식구들하고 같이 먹었다.
머리를 깎았다.
나를 알아보는 단골 이발사 할아버지가 즐거운 마음으로 깎아주었다.
오후에는 정신이 없었다.
CY과장이 전적과 관련하여 4번씩 의사를 번복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나는 결론을 내려 노광식 부장과 인사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냥 전적발령을 낼 터이니 노부장이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노부장 그는 정말 신뢰가 가는 사람이다.
나이도 지긋한데 마음 씀씀이가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다.
오후 5시부터 L변호사와 준비서면 작성과 관련한 미팅을 가졌다.
저녁 9시까지 준비서면을 작성하였다.
그가 작성한 준비서면 초안을 읽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핵심에서 벗어나거나 가슴 깊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그 무엇인가가 좀 부족한 것 같다.
L변호사가 저녁을 사주었다.
내가 사려고 했더니 굳이 자기가 산다기에 나중에 승소하고 다시 함께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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