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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002 노조한테 터지고, 처장한테 터지고, J한테 터지고...

by 굼벵이(조용욱)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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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토)

월요일인 9.30일에는 처장이 아침부터 부장들을 불러 한마디 했다.

마지막 분기에 몰린 일이 많으니 잘 처리해 달라는 지시다.

오전에는 강남지방노동사무소 H감독관을 만나서 함께 점심을 먹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가 서울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서울사람들은 비교적 자기감정에 솔직하다는 이야기로 그와 교감했다.

그에 대한 나의 강한 신뢰감의 표시를 그렇게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OJW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법원의 판결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내가 바라본 관련 노동법 법리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고 전력산업구조개편법이라는 특별법에 대한 우선법리를 각인시키며 사건의 실마리를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잘 풀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버섯 샤브샤브를 먹으며 점심을 나눈 뒤 시집에다 OO만원을 넣어 그에게 전달하였더니 그는 돈 봉투를 보고는 나중에 고스톱이나 치자며 극구 사양하기에 일단 그냥 다시 들고 나왔다.

이것저것 글을 읽다가 어디선가 편하게 살려면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는 글을 접하고 몇 번을 망설이다가 내 책상을 깨부순 노조 P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먼저 추석 명절을 잘 보냈는지 안부인사로 아이스 브레이킹 한 뒤 육아휴직 관련사항에 대한 사장 결재가 났으니 선전 자료로 활용해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도 얼른 내 뜻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잠시 후에 전화가 왔다.

별정직 제도개선 내용이 확정되었느냐는 질문이었다.

마침 이와 관련하여 P OO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터여서 규정개정안이 오늘 공포되어 전자게시 되었다고 말해 주었더니 이를 읽어본 P국장이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와서는 계약직원 정기승호일이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되었다며 왜 사전에 협의를 하지 않았느냐며 팔팔 뛰었다.

그리고는 처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다.

처장이 나를 불러 심하게 역정을 내었다.

내가 크게 잘못한 것은 없지만 역정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어서 그는 나에게 “나를 보면서 배우는 게 없느냐”며 차분하게 구슬렀다.

그로부터 배운 것은 참으로 많다.

정의 방향(정면교사)이든 역의 방향(반면교사)이든 그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내가 아무런 반항 없이 저자세를 취하자 그는 그리 심하게 꾸짖지 않았다.

그리고 J팀장에게도 육아휴직 관련 사항을 설명해 주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처장 방에서 나와 J팀장에게 가니 그녀는 나의 설명을 듣고는 그동안 복받쳤던 불만을 내게 토로하면서 눈물을 터뜨렸다.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내가 처장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어 처장이 지난 해 11월부터 자기를 미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처장이 LJB이나 KCT 나와 같이 어울려 자기들끼리만 몰려다니면서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승진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도 자기만 모른다며 철저하게 자기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내게 독설을 퍼부었다.

그녀가 처장과 세게 한판 부딪친 이야기도 하였다.

그녀는 처장 태도변화의 상당부분이 내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며 내게 온갖 독설을 퍼부어댔다.

내가 그를 똑같이 닮아간다고 했다.

참 괴롭다.

그의 독설을 들어주느라 KET와 한 약속이 조금 늦어졌다.

노조한테 터지고, 처장한테 터지고, J한테 터지니 어떻게 살아야 하나 세상 살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를 핑계로 KET와 LGH, KCT, 나 넷이서 종로빈대떡 집에서부터 시작하여 우리 집 앞 고메이 카페에서의 칭타오 3병까지 이어지는 진한 음주행각이 이어졌다.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을 마시면서도 언제나 상대방의 정보를 캐내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었다.

적어도 술을 마시는 시간은 친구들간에 서로의 감정을 섞으며 이성적 목적 없이 서로의 정을 나누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게 아니다.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따위들을 알아내어 화젯거리로 삼고 그로 인하여 상처를 주고 받는다.

인사정책 담당자는 술집에서도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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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은 비교적 한가하게 보낼 수 있었는데 갑자기 처장이 국회 답변자료와 관련하여 비상을 걸었다.

그걸 만드느라 바쁜 와중에 파견자 SYC가 다녀가고 다른 손님과 전화가 계속 일을 방해하는 통에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졌다.

오전에는 잠시 짬을 내어 글을 읽었다.

그중 내게 각인되어 머리에 남아있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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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 2시간씩 운동하여야 하고

  - 책 한 권을 읽어야 하며

  - 폭탄주 7잔을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하며 자기계발을 위한 노력은 물론 대인관계도 철저하여야 한다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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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관리팀 식구들에게 밥을 한 그릇 사기로 하고 신의주 찹쌀 순대집에 가서 야채 순대볶음과 모듬 순대 등을 시켜 소주를 마셨다.

175000원 정도 나왔는데 내가 내 개인카드로 계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