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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106 잔머리 지수 보다는 큰가슴 지수가 높아야

by 굼벵이(조용욱) 2022.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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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6(토)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많다.

호신이 녀석은 말도 없이 내 CD Player을 제가방에 넣고 학교에 갔다.

이녀석은 요즈음 학교에서나 학원에서나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 모양이다.

몽둥이로 다스리는 것도 한계가 있을 듯싶어 어제는 저녁 늦은 시간에 불러서 책과 노트검사를 한 후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말로 훈계하였다.

그 녀석은 오래 전에 수학책을 잃어버렸는데 지금까지 숨기고 말도 안 한 채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있는 모양이다.

교과서도 없이 학교에 다닌다는 건 내 기준으로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오늘도 단어를 테스트하면서 그 녀석을 불러 현재 네가 하고 있는 행동이 그대로 네 미래에 나타난다고 하면서 깨우쳐 마음으로 느끼도록 했건만 아이들 하는 행태가 마음으로 새겨듣지 못하고 마이동풍인 듯하다.

똑같이 공부를 했어도 어떤 사람은 국가를 경영하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노숙자가 되어서 거리를 방황하다 죽는다면서 네가 아무런 생각 없이 놀고 싶다고 놀고, 자고 싶다고 자고, 게임하고 싶다고 게임만 하면 그 결과가 어찌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타일렀다.

호신이는 이미 심각한 게임 중독에 빠져들었다.

RHR부장 아들 JC가 게임에 중독 되어 그렇게 심각하게 말썽을 피우더니 그 녀석과 똑같은 일이 우리 집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그 때문에 나한테 맞기고 했지만 이미 심각한 중독상태라 그 버릇을 버릴 수 없어서 아빠 지갑이나 엄마 지갑에 손을 대며 PC방을 드나든다.

호신이에게 너는 머리가 좋아서 네가 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일등할 수 있는데 마음을 먹지 않아서 문제라며 추켜세웠더니 우쭐해 하며 조금은 마음의 변화가 있는 것 같았는데 모르겠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 아내와 둘만의 좋은 시간을 가졌다.

아내가 심통을 부리지 않으면 괜찮은데 한번 심통을 부리면 지겹도록 오래간다.

'내 남자친구는 왕자님' 과 before sunrise의 후편 'before sunset'을 보았다.

before sunrise 든 sunset 이든 모두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영화다.

모두 잔잔한 애정물 드라마인데 대사가 품위 있는 교양인들의 대화여서 영어공부 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초등시절 게임중독에 빠진아이를 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서른이 훌쩍 넘은 호신이가 지금은 게임중독에서 벗어난 듯하다.

하지만 진득하게 장시간 앉아서 책을 보거나 공부하는 일은 아직도 제대로 못한다.

잔머리 지수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큰가슴 지수가 낮은데 잔머리 지수만 높으면 언젠간 잔머리가 부메랑이 되어 가슴을 심하게 내친다.

큰가슴지수와 잔머리 지수는 적어도 대등하거나 큰가슴지수가 높아야 한다.

어느새 나이 서른을 훌떡 넘긴 아이를 어쩔수 없어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만 드릴 뿐이다)